천문대 vs 상징물 `뜨거운 논쟁'

제4차 첨성대 대토론회 KAIST서 열려

선덕여왕때 세워진 첨성대는 천문관측을 수행한 천문대일까? 아니면 왕권 상징물인가?

역사 드라마 `선덕여왕'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첨성대의 성격을 놓고 사학자와 천문학자 간의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24일 KAIST 시청각실에서 열린 제4차 첨성대 대토론회는 그동안 학계에서 논란이 됐던 첨성대의 성격에 관한 뜨거운 논쟁이 펼쳐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문규 전북대 교수는 “신라인들도 하늘을 숭배했던 고대 동아시아 천문관의 전통을 공유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일식, 혜성 등 각종 천문현상을 주의깊게 관측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용훈 교토산교대 연구원은 “삼국유사에 나온 `첨성대'가 현재 우리가 `첨성대'라고 부르는 경주의 석조건조물인지 여부마저 불투명하다”며 “두 첨성대가 같은 것인지 확인해줄 수 있는 실증적인 증거가 현재로서는 거의 없어, 첨성대는 그 존재부터 불확실하다”고 반론을 폈다.

조세환 한양대 교수는 “우물은 물을 담는 그릇으로 여성의 자궁에 비유될 수 있는데 첨성대는 우물형식을 하고 있기에 여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는 첨성대를 축조한 선덕여왕의 통치와 김씨계의 왕위계승을 정당화하고, 생산과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구조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