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내용은 지난 1일 유성에 사는 초등학생 김모(13)양이 대전경찰청 홈페이지 `청장과의 대화방'에 띄운 간절한 바람이다.
“남동생이 돈을 빌려가면서까지 사행성 게임장만 전전하다 쌓여가는 빚으로 가정파탄의 위기에 몰렸다, 그런데도 이를 끊지 못하고 있으니 동생을 게임 중독에서 구해달라”는 내용의 통화였다.
대전경찰이 24일, 올해 불법사행성게임장 단속 실적을 제보사례를 담아 중간발표 했다.
대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 현재까지 416개 업소를 단속해 1006명을 검거, 이 중 업주 36명이 구속됐다. 바다이야기 등의 사행성 게임기도 1만4347대가 압수됐다.
경찰은 신고사례 5건을 첨부한 이 같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신고·제보업소만 단속하기에도 경찰력이 부족하다고 밝히고 있다.
신고가 급증한다는 것은 불법 사행성 게임장으로 인해 가정파괴 등 사회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정주부 이모(47)씨가 전한 `남편이 사행성게임장에서 돈을 잃고 친구와 친척들에게까지 돈을 빌리고 있다'는 제보, 직장인 박모(42)씨가 밝힌 `부인이 회사에 다니면서 모아둔 돈을 잃고 회사마저 그만두고 게임장에서만 살고 있다'는 내용 등이 그것이다.
대전경찰은 이 같은 사회문제를 인식, 불법 사행성 게임장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단속이 녹록지만은 않다. 사행성 게임장 업주들의 교묘해진 영업 때문이다. 노래방, 유통회사, 교회 등으로 위장하거나 여관 등을 개조해 게임장을 설치한 후 업소 내외부에 10여대 안팎의 CCTV를 설치하고 단속 경찰의 접근 등을 사전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단속의 어려움 속에 경찰 역시 단속전략을 치밀하게 바꾸고 있다.
손님으로 위장 진입, 정보원을 활용해 사전에 영업장의 내부구조·영업구조·도주로 등 파악 후 출입문 해체조, 신병 체포조, 도주로 차단조, 압수조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청 문흥식 생활질서계장은 “불법 사행성 게임장은 과도한 사행심을 유발해 서민들의 평온한 가정까지 파탄에 이르게 하는 독버섯 같은 존재”라며 “대전경찰은 연말까지 게임물 등급위원회 직원 2명을 청내에 상주시켜 단속지원 근무를 하게 하는 등 지속적인 점검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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