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는 23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LG와 올 시즌 최종전에서 선발 등판, 3개의 공을 뿌리며 생애 마지막 투구를 마쳤다.
구단이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송진우의 은퇴경기를 이날로 정하면서, 송 선수는 선발 등판의 영예를 안았다.
▲ 23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21년의 선수생활을 마치는 한화이글스의 송진우 선수가 은퇴식을 갖고 카퍼레이드를 벌이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있다./손인중 기자 |
송진우는 이날 LG 선두타자 박용근을 상대로 3구째 투수 앞 강한 타구에 1루 출루를 허용했지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등 녹슬지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1만500석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도 송 선수의 혼신투가 이어질 때마다 열화와 같은 환호를 보내며, 호투를 지원사격했다.
후배 선수들도 1회말 공격에서 매서운 공격력과 함께 3점을 선취하며, 송진우의 마지막 투구에 힘을 실었다.
송진우는 LG의 2번 타자 임도현 타석 때 류현진과 교체됐다.
한화 팬들의 얼굴에는 못내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지만, 지도자로서 새출발을 축하하는 마음을 환호로 전했다.
5회말 한화 공격이 끝나자, 이 같은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위한 송진우 은퇴기념 행사가 경기장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송 선수의 대기록이 표기된 대형 현수막이 펼쳐지고, 송진우가 오픈카를 타고 구장에 들어서면서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송 선수에 경의를 표했고, 송진우는 양손을 들고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이어 송 선수의 땀과 열정이 밴 선수 유니폼 반납과 영구결번 제막식이 시작되자, 경기장은 감동의 물결로 넘쳐났다.
야구인생 21년사에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준 조중협 증평초 교장을 비롯한 역대 감독, 이봉주 마라토너 등 21명의 동반자도 이날 행사에 함께하며 의미를 더했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7번째 영구결번의 영예를 안은 송진우의 눈가에는 결국 이슬이 맺혔다.
송진우는 고별사에서 “21년간 세운 모든 기록은 이곳을 찾아주신 모든 분들의 덕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로서는 마지막이지만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으로 찾아오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한 뒤, 정든 투수 마운드에 키스하며 팬들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이제 지도자의 길이라는 새로운 출발점에 선 송진우. 팬들은 지도자로도 성공한 송진우를 기대하고 있다./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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