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역은 유천동 집결지 해체로 수범적인 성매매 척결 지역으로 꼽히며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치고 빠지기 식의 빈틈 영업 차단, 여성종업원 자활 등 남겨진 숙제는 여전히 많다.
성전(姓戰)이 완료된 것이 아닌 아직 진행형인 이유다. 성매매 특별법 5주년을 맞아 대전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클린 대전 가시화=성매매특별법 발효 이후 대전 지역의 가장 큰 성과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탄 유천동 집결지 해체 사례다. 67개 업소가 밀집해 있어 여성 인권 유린과 불법의 대명사를 통했던 곳이 2008년 7월부터 경찰의 강력한 단속이 시작되면서 불이 모두 꺼졌다.
현재 폐업 50곳, 휴업 4곳, 비영업 13곳으로 유천동은 더 이상 과거의 모습이 아니다.
국내외에서 유천동 사례를 배워가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천동뿐만 아니라 대전경찰은 둔산, 유성 등에도 칼날을 들이대 올 들어서 122개 업소를 적발, 1339명을 검거하고 이 중 23명을 구속했다.
이들 지역은 성매매 업소 간판뿐만 아니라 취객을 유인하는 광고 전단도 종적을 감추는 등 가시적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빈틈 영업은 근절 안 돼=이 같은 성과에도 일부 업소들은 단속이 느슨해지는 틈을 타 성매매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경찰이 단속의 고삐를 죄는 평일에는 성매매 업소는 바짝 엎드려 숨을 죽인다.
업소 안팎을 경찰관이 수시로 드나들기 때문에 아예 성매매 영업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경찰 단속이 느슨해지는 주말에는 사정이 다르다.
일부 업소는 호객꾼들까지 동원해 “단속 걱정 안 해도 된다.”라며 남성들에게 은밀한 유혹을 하고 있다.
서구 월평동, 둔산, 유성 등지의 마사지, 안마시술소, 퇴폐 이발소 등이 이처럼 치고 빠지기 식 ‘빈틈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구성원 합심으로 성매매 뿌리 뽑아야=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유천동은 불 꺼진 집결지를 조속한 도시정비 사업 시행을 통해 건전한 지역으로 재탄생시키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잠재적 성 구매자인 남성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업소에서 탈출한 여성들을 사회에 조기 적응할 수 있게 하는 일자리 알선 등의 후속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경찰 단속으로 안마시술소에서 근무하는 시각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도록 하는 관심도 빼놓아선 안 될 일이다.
황운하 대전청 생활안전과장은 “성매매 없는 클린 대전을 구현하는 일은 경찰만의 노력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며 “대전시와 각 구청 등 행정당국과 사회단체, 시민 등이 합심할 때 비로소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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