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서 저 모르면 간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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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서 저 모르면 간첩이죠"

[릴레이인터뷰]예술발전소 대전문예의전당 강미영씨

  • 승인 2009-09-22 14:12
  • 신문게재 2009-09-23 11면
  • 강순욱 기자강순욱 기자
본보는 금주부터 지역 예술계의 동력을 찾아나서는 릴레이 인터뷰 ‘예술발전소’를 연재합니다. 지위와 분야를 막론하고 지역 예술계의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을 찾아나서는 ‘예술발전소’ 시리즈는 지역 예술인들의 사기를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 예술계의 발전을 견인할 것입니다.<편집자 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안내원 강미영(24.사진.배재대 심리철학과 졸)씨.

대학 새내기 시절 안내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던 그녀는 이제 전당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문난 일꾼’으로 통한다.

올해 대학을 졸업했으니 아르바이트를 접고 ‘취업전선’에 뛰어들 법도 하건만, 언제나 그랬듯 그녀는 아르바이트를 고집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전당 안내원 유니폼을 입었을 때가 즐겁고 행복하다는 그녀. 그래서인지 항상 미소가 가득한 그녀를 만나 안내원 아르바이트를 고집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전당 안내원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대학 새내기 시절이었던 2005년 8월 당시 안내원으로 있던 언니(강선영)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올 초 대학을 졸업했는데 대학 다니는 내내 이 일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남들은 뭐라 할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니다. 올해 안에는 다른 일을 할 계획이 없다.


-대부분의 공연이 저녁에 있다. 일과는 어떻게 되나.

▲보통 한 달에 15일 정도 일한다. 공연시작 1시간 30분 전에 대기를 해야 해서 보통 오후 6시면 출근한다. 공연이 끝나고 뒷정리까지 하면 퇴근은 보통 10시가 된다. 저녁에 일을 하다 보니 대학 친구들과는 자주 어울릴 수가 없었는데 그나마 이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이곳 동료들과도 자주 어울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학교 다닐 때는 낮에 수업을 들어야 했지만 졸업을 하고 나서는 낮에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다.


-주변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일이 우선’이라며 자랑을 많이 하던데 그와 관련한 에피소드는 없나.

▲비번일 때 약속을 잡았다가도 사람이 모자라거나 해서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대부분 약속을 취소했었다. 그런 것 때문에 주변 사람들을 많이 서운하게 했던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주말에 아버지께서 집안일을 하시면서 일손이 모자란 상황이 있었는데 그 상황에서 일하러 가야겠다고 하니 아버지께서 무척 서운해 하셨던 게 기억난다.


-그토록 전당 안내원 일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

▲원래 낯도 많이 가리고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이 일을 하면서 성격도 적극적으로 변하고 대인관계도 매우 좋아졌다. 관객들을 안내하는 서비스직인 만큼 웃으면서 다가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부분이 좋다. 이제는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분들도 계시고, 일부러 제가 있는 출입구로만 입장하는 분들도 계시다.(웃음) 사실 유니폼의 역할도 크다. 평소엔 안 그러는데 유니폼을 입으면 쓰레기도 찾아 줍게 된다. 그만큼 일에 애착이 생겼다는 것이다.


-안내원 일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음식물이나 미취학아동 통제가 어렵다. 간혹 반말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매우 불쾌할 때가 많다. 특히 미취학 아동 입장 문제로 실랑이를 하는 경우 ‘이번 한번만, 한번만’ 하면서 떼를 쓰는 분들이 계시다. 마음이야 허용해드리고 싶지만 다른 관객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절대 허용해드리지 않는다.


-그런 경우 어떻게 해결하나. 노하우가 있나.

▲우선 말과 행동을 최대한 차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옥신각신하게 되면 대부분의 관객들은 감정이 격해진다. 때문에 직설적인 말과 행동은 서로의 감정만 상하게 할 뿐이다.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접근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관객들을 보면서 느낀 점은.

▲흔히 서울과 대전을 많이 비교하는데 관객예절이 매우 아쉽다. 점수로 주면 50점 정도 주고 싶다. 문제는 아직 공연이란 것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 (공연예절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공연을 보러 오시는 분들도 가만히 보면 한정돼 있다는 느낌이다. 아쉬운 부분이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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