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기 신한은행 대전·충남본부장 |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종전 예상치인 -2.3% 보다 크게 상향된 -1% 상회로 전망되는가 하면, 내년도 경제 성장률은 3.9~4.2%를 기록할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또 1인당 국민소득(GNP)이 3년만에 2만 달러시대가 열린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오는 등 지금 각종 경제 지표면이 호전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젠 긴 어두운 터널을 빠져 나오고 있는 것에는 반론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경기지표의 호전양상과는 달리, 밑바닥 서민들의 살림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동안 활용되지 않았던 엥겔계수가 최근 발표돼 서민의 살림살이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계의 소비 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엥겔계수는 12.5%로 지난 2001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는 등 최악으로 서민층의 생활 형편이 나빠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개인 파산 신청이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경제 지표 호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지난주에는 친지들과 함께 벌초를 하기 위해 고향에 다녀왔다. 여름동안 조상의 묘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들을 베고 주변을 돌보기 위해서였다. 여느 때와 마찬 가지로 고향으로 가는 마음은 항상 넉넉함과 포근함을 느끼게 했다. 여기 저기 피어 있는 코스모스는 우리를 더욱 더 반겨 기분은 한결 가벼웠다.
벌초를 마치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레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돌아가는 세상살이 이야기로 별반 우리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으나 원망의 목소리가 진하게 배어 나왔다. 세종시 건설에 대한 속내로 충청 지역은 끝없이 휘둘리고 팽(烹)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최근 우리의 모습은 로봇산업과 자기부상열차의 연이은 유치 실패와 초대형 국책사업이였던 첨단의료복합단지마저 유치에 실패했다.
주민들이 피해 의식에 사로 잡혀 있는 시점에 국민과의 약속 이었던 50만 인구의 유입을 목표로 하는 세종시 건설 마저 미궁에 빠지듯 여기 저기서 부정적인 이야기가 흘러 나와 세종시 건설을 열망하고 있는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머지 않아 추석이 다가 온다. 봄부터 여름 동안 열심히 정성을 들여 가꾼 곡식과 과일들을 거둬 들이는 땀 어린 결실을 맺는 풍성한 계절이다. 신종 인플루엔자로 각종 지역 행사의 취소가 잇따르면서 경제 활동이 수그러들어 서민 경제는 더 내몰리고 있고 이곳 충청권은 세종시 건설 원안을 사수하기 위해 정부측과 끊임없는 논쟁을 벌이고 있다.
가을은 여름처럼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춥지도 않아서 살기에 가장 알맞은 계절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 이라는 말이 있다. 충청주민의 바람대로 세종시가 원안대로 건설돼 지역이 재도약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진심으로 가져본다.
충청주민들의 경우, 호재가 아닌 각종 악재로 이제는 희망마저 잃어버리게 생겼다. 주민들은 도무지 누굴 믿고 어디에 기댈 수 있을 지 의문을 가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돼 우리나라 경제 지표 호전과 함께 삶의 질이 향상 되기를 희망하여 더불어 사는 모두가 따뜻한 추석을 맞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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