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4일 발기인대회 이후 300여 명의 발기인 가운데 10명을 발기인 대표로 선임한 뒤 이들을 설립위원으로 구성해 이사 선임 절차를 밟았다.
대전시가 밝힌 설립위원은 박성효 대전시장을 비롯해 5개 예술단체장(예총, 민예총, 대예총, 문화연대, 문화원연합회)과 오정섭 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 장시성 시 문화체육관광국장, 박강수 전 배재대 총장, 장정민 대전문화포럼대표 등 10명이다.
발기인 대표들의 의견을 모아 이사회를 구성하겠다는 것이 당초 시의 취지였지만 일부 설립위원들의 얘기는 다르다.
한 설립위원은 “이사 추천을 위해 설립위원회가 구성된 것으로 안다. 회의는 어떤 식으로 열렸나”라는 질문에 “솔직히 이사를 추천하는 과정은 없었다”며 “시에서 일방적으로 (이사)명단을 돌렸고 그대로 결정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설립위원은 똑 같은 질문에 “나는 내가 설립위원 명단에 포함돼 있는지도 몰랐다”며 의아해 했다.
이는 시가 당초 밝혔던 설립위원회 구성과 설립위원회를 통한 이사 추천 과정이 허구로 드러난 셈.
한 예술단체 관계자는 “이는 시가 이사회 구성을 일방적으로 주도하면서 역할도 없는 설립위원회를 만들어 들러리로 내세운 것에 불과하다”며 “시민들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처사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예술단체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선임된 이사들이 향후 재단 운영에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실 어느 누구 하나 이런 문제에 대해 지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사회에 앞서 설립위원회가 열렸는데 설립위원이 아닌 이사들이 앉을 곳이 없어 함께 참여하면서 설립위원들이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 이사회로 착각한 것 같다”며 “설립위원회에서 이사추천 안을 잡아준 것은 사실이지만 설립위원회를 열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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