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이라고 해봐야 분유수거차량과 수집기계를 호스로 연결하는 게 전부였다. LPG 차량이 가스충전소에서 가스를 충전하 듯 간단해 보였다.
대전시설관리공단 소속 대전위생처리장의 김두연(51)위생관리팀장은 이날 찾아간 기자에게 분뇨처리 과정을 쉽게 설명해 줬다. 대전지역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분뇨 970t을 이곳에서 수집해 이물질 제거 등 1단계 처리를 거쳐 하수종말처리장까지 하수관을 통해 이동시켜 정화한다는 것.
이렇게 보면 분뇨를 처리하는 과정이 간단해 보이지만 주민들의 혐오시설, 악취시설이라는 편견을 바꾸고자 이곳 위생처리장을 기계화·자동화하려는 노력이 숨어 있다.
위생처리장의 시설을 보면 각종 이물질을 제거하는 전처리실과 임시저장소 등 모든 과정이 자동화돼 있고 밀폐돼 있으며 1차 처리된 분유가 종말하수처리장까지 이동하는 것도 완전밀폐를 유지했다.
김 팀장은 “악취가 발생할 수 있는 장소에는 공기 흡입기를 설치해 깨끗한 공기로 정화하고 있다”며 “이곳이 악취시설이라는 생각은 이제 오해”라고 말했다.
1977년 위생처리장(당시 분뇨처리장)이 만들어지고 이곳에서 직접 분뇨 정화작업을 벌였을 당시에는 악취가 심했단다. 위생처리장이 처음 만들어질 당시 이곳에는 지붕도 없는 개방형 농축조 2개가 있어 분뇨를 직접 정화해 배출했고 이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했던 것. 이보다 이른 1960년대에는 대전지역 4곳에 대규모 탱크로리를 설치한 후 이곳에 분뇨를 단순히 저장해 자연정화시키거나 거름으로 만드는 것이 분뇨처리의 전부였다.
하지만, 인근이 개발되고 농수산물도매시장까지 들어서면서 1990년 12월부터는 하수처리장과 연계해 처리하고 있다. 또 1994년 1월부터는 하수종말처리장과 직접 연결해 모든 분뇨를 하수처리장으로 보내고 있다. 이후 농축조를 없애고 분뇨의 이동과 처리 모두 밀폐한 채 처리하는 만큼 악취가 발생할 틈이 그만큼 줄어든 것.
김 팀장은 “악취제거를 넘어 이제 위생처리장에 나무와 꽃을 심어 녹지공간을 두텁게 확보해 혐오시설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화 시설 덕분인지 시설들은 복잡하게 설치된 반면 사람들의 모습은 드물었다. 1만 7645㎡(5000여 평)에 6000t급 저장소 2개와 전처리실 등 갖가지 시설들을 직원 8명이 맡고 있었다.
“분뇨 처리의 모든 과정이 자동화 기기로 처리해 장비를 관리하고 운영할 인원만 필요할 정도로 자동화 됐어요. 대전이 쾌적한 도시환경을 유지하는 데는 분뇨를 빠르고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하루에 발생하는 분뇨 1000여t을 처리하는 대전지역 유일의 시설인 만큼 이곳에서 일하는 자부심도 내비쳤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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