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술의 공공성 확보에 필요한 다양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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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술의 공공성 확보에 필요한 다양한 시각

<문화스펙트럼>

  • 승인 2009-09-15 14:14
  • 신문게재 2009-09-16 11면
  • 변상형 한남대 문화예술학과 교수변상형 한남대 문화예술학과 교수
지난 9일, `대전을 행복한 문화도시'로 만들고자 출발했던 사회단체 <대전문화연대>가 창립 5주년을 맞았다. 대전문화연대는 “공공미술-새로운 지형도를 그리다”라는 주제의 기념세미나를 창립 5주년 기념식에 이어 개최하였다. 그 자리에는 문화연대 회원들 외에도 평소 공공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미술인과 지자체 관련 인사들까지 함께하였다.

그야말로 공공미술 전성시대인 작금의 시대적 추이를 알려주는 일이라고 본다. 대한민국의 웬만한 소외 지역 또는 재개발 지역에는 으레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으니 한적한 농촌에서부터 서울의 도시 한 복판에 이르기까지 공공미술이라는 이름의 사업으로 불리는 여러 다양한 형태의 마을가꾸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공개세미나에 온 대전시 관계자도 분명 공공미술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두고 있던 차에 사회단체에서 오고 갈 담론이 궁금했을 것이다. 공공미술이라는 큰 화두가 지자체와 민간 사회단체를 이어주는 끈으로 작용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이렇듯 한 도시의 지형도를 바꿔놓을 수도 있는 공공미술이야말로 누구나 관심과 비판의식을 두고 있었던 영역이다.

그동안 수행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서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이 높은 만족감을 표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농촌마을에만 공공미술이 한정된 것은 아니다. 오늘날 우리들 대부분이 살아가는 아파트 밀집지역인 도시공간에서도 가능한 것이다. 농촌이든 도시든 공공미술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을 인간답게 만들고자 하는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에서 시행되고 있다. 그 곳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구체적인 변화를 통해서 일어나는 새로운 삶의 희망이 목표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소외지역에 문화예술이라는 작품을 이식하는 것으로 공공미술을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더욱이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물성에 대한 이해가 없다보니 그 지역에 설치된 작품의 관리는 물론 주민들의 불만족을 가져온 적도 많았다. 그러한 점에서 “공공미술” 에 대한 다채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는 <문화연대>의 세미나에서는 과거의 여러 시행착오로 인해 벌어진 현실과의 거리가 날카로운 시각에 의해 좁혀들고 있었다.

“공공미술-새로운 지형도를 그리다”라는 주제는 과연 공공미술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지점이 어느 지점인지를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묻고 있었다. 극히 사적인 작품이 공적 영역과 만나면서 이루어지는 공공미술을 단순히 장소 속에서 이루어지는 미술로 본다는 것은 오산이라는 것이다.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삶의 주체인 주민들과의 진정한 합의에서 도달되는 소통의 문제로 공공미술을 바라봐야 하고 주민과 작가의 상호참여로써 공공미술의 실현을 말하고 있다. 공공미술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은 미술인이 바라보는 측면에서의 접근법이다.

공공미술화의 과정에서 과연 미술의 장르적 특성들이 어떤 형태로 결합될 수 있는 것인지 재료적, 형태적 사례들을 보이고 있다. 공공미술이 대전지역에서 구체적으로 이루어졌던 현황이나 사례 분석에 대한 내용을 통해서 보자면 개인 작가의 작품성과 이를 향유해야 할 주민과의 소통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소통을 위한 고민이 적다보니 개인적인 자신의 작품을 단지 장소만 옮겨 놓는 사태가 벌어지곤 했음을 발표자는 지적했다. 또한 공공미술에 대한 미술 치료적 측면을 통해 심적, 정서적 효용성을 고려함은 공공미술의 범주를 보다 넓혀주고 있다고 본다. 공공미술을 통해 지역주민이 자신들의 마을에 대해 이해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갖게 되는 자존감과 직접적인 참여로 인해 가져오는 변화하는 마을에 대해 갖는 기대감은 소외된 이들에 대한 사회적 치료 과정으로 사회복지적 차원뿐만 아니라 심미적인 측면에서도 공공미술이 접근되어야 하는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이렇듯 <문화연대>의 기념세미나는 공공미술이 처한 상황과 앞으로 나가야 할 여러 측면을 우리에게 제시했다. 그럼에도 한편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공미술의 공공성을 수행하기 위한 주체 3자가 공적 기관단체, 작가군, 현장주민들이라고 한다면 정작 공공미술의 진정한 주체인 현장 주민들의 목소리와 공적 기관단체의 입장과 시각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의사소통의 과정을 통해 불거지는 여러 문제점 해결을 위해 다양한 입장과 관점에서 공공미술에 대한 여러 담론들이 오고 가야함은 당연한 지적이 될 것이다. 공적 영역에 대한 여러 계층의 참여와 의사를 반영하며 공적 복리로 가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한남대 문화예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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