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지역에선 아직 적정 혈액 보유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피 현상이 계속되면 1~2개월 이후 `혈액 대란'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14일 대전·충남 혈액원에 따르면 PRC(적혈구) 기준 재고량은 2187유닛(유닛=1명분)으로 1일 소요량이 77유닛인 점을 감안하면 비축량은 8.04일이다. 이는 보건복지부 기준 비축량인 7일을 넘어서는 수치.
혈액형별로는 B형 재고량이 489유닛(1일 소요량 70유닛)으로 정부 기준에 약간 못 미치고 있을 뿐 나머지 O형, A형, AB형은 비축량이 충분하다. 당장은 혈액수급에 문제는 없지만, 헌혈기피 현상이 계속되면 신종플루 대유행 시 혈액난이 불가피하다.
이번 주 대전·충남 혈액원에 단체 헌혈 예약이 잡혀 있는 기관은 모두 11곳으로 대부분 고등학교와 대학교다. 그나마 수요일인 16일부턴 예약돼 있는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예년 같으면 헌혈 동참 단체가 줄을 서 차량 배정이 어려울 정도였지만 신종플루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8월께부터는 희망기관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혈액원 관계자는 “요즘에는 각 기관에(헌혈 동참) 얘기를 꺼내면 이번 고비는 넘기고 하자라는 대답을 듣기 일쑤다”라며 “헌혈로 인해 신종플루에 감염된다는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데도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꺼리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혈액 수급에 많은 기여를 해 왔던 군부대 채혈이 어려워진 것도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한 가지 이유다.
지난해와 올해 8월 한 달 간 헌혈에 동참한 군부대 수는 지난해 4983곳에서 3692곳으로 1200여 곳이나 줄었다.
32사단 관계자는 “정부지침으로 신종플루 의심환자가 발생한 부대에는 헌혈 의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7월에 헌혈행사를 가진 후 요즘에는 혈액원으로부터 연락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체 헌혈 말고도 헌혈의 집을 통해 개인적으로 헌혈하는 경우도 줄어 지난 1~10일과 전년 같은 기간을 비교할 때 2008년 하루 평균 506명이었던 것이 올 들어서는 495명으로 줄었다.
혈액원 관계자는 “헌혈 기피 현상이 계속 이어진다면 1~2개월 후에는 혈액 수급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신종플루와 헌혈은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에 아무 걱정하지 말고 헌혈이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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