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구]국민의 삶·애환 함께한 `주공 4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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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구]국민의 삶·애환 함께한 `주공 47년'

[경제칼럼]홍성구 주공 대전충남지역본부장

  • 승인 2009-09-13 13:13
  • 신문게재 2009-09-14 21면
  • 홍성구 주공 대전충남지역본부장홍성구 주공 대전충남지역본부장
오는 10월 1일,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가 통합 공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로 거듭난다. 양 공사의 통합 논의는 이미 93년부터 진통을 겪었고 결국 지난 4월30일 통합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국민이 기대하는 주택과 토지의 신 패러다임에 맞춰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 홍성구 주공 대전충남지역본부장
▲ 홍성구 주공 대전충남지역본부장
신설되는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국민이 사랑하는 공기업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과감한 기능개편과 재무구조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또 보금자리주택의 건설·공급, 산업기반 확충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저탄소 녹색 주거 공간 창출 등 정책 집행을 선도하는 공기업으로 기능을 강화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대한주택공사는 태생적으로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깊게 배어 있다. `1945년 해방 전후, 서민들에게 주거 공간 마련은 무엇보다 선결 숙제였다.

당시, 서울의 인구는 100만을 넘어섰고 주택호수는 13만여 호였는데 주택 부족률이 40%에 달하고 있었다. 게다가, 대부분이 33㎡(10평) 정도의 원시적이고 노후화 된 가옥이고 호당 거주자수도 6명에 이르렀다. 설상가상 6·25 전쟁의 참화는 한겨울 동사(凍死)를 걱정할 지경으로 서민들의 주거 사정은 최악이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 일제(日帝)가 만든 `조선주택영단'(1941~1945)의 후신인 `대한주택영단'(1945~1962)은 부흥주택, 재건주택, 희망주택 등을 건설해 주택난을 해소하려 했으나 자본과 기술력의 부족으로 서민들의 주거환경 개선은 요원하기만 했다.

그후, 자유당 정권이 무너지고 군사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한주택영단은 문을 닫고 대한주택공사(1962.7.1창립)가 명실상부한 주택전문 공기관으로 탄생했다.

누가 뭐라 해도 대한주택공사는 20세기 후반 우리나라 국민 주거환경 개선에 획기적 이정표를 세운 공기업임에 틀림없다. 주공은 주택전문기관으로서 선진화된 기술도입과 자본으로 아파트 시대를 개척했다. 아파트는 당시, 비위생적이고 비합리적 주거구조의 가옥에 비교하면 가히 혁명적 대변혁이었다.

최초로 주공에서 건설한 아파트는 1962년 준공한 마포아파트다. 당초, 마포아파트는 10층에 엘리베이터, 중앙집중난방, 수세식화장실 설치 등 당시로서는 최신식 아파트로 설계되었는데 전력부족, 관리비 과다 등 염려로 엘리베이터 없는 6층에 호별 연탄보일러 시설로 변경해야 했다. 인기 또한 탐탁지 않아 최초 입주자는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연탄가스문제가 불거져 현장소장이 가스가 많이 샌다는 방에서 투숙하는 인체실험(?)을 감행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그러나, 마포아파트는 비로소 아파트단지라는 개념을 일반에게 심어 준 효시가 되었고 여기서부터 우리나라의 아파트시대가 서막을 열게 되었다. 이후, 70년대에는 국내 최초 임대아파트인 개봉아파트가 건설되고 반포아파트 단지(8000호), 잠실아파트단지(1만9000호) 건설 등을 통해 대량주택 건설의 기반을 다졌으며, 80년대에는 과천 신도시(1만3000호), 상계 신시가지(4만2000호), 산본 신도시(4만1000호) 건설 등 신도시 개발에 박차를 가해 명실상부 우리나라 주거문화를 아파트 문화로 변모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또한, 90년대 이후에는 영구임대, 국민임대 주택건설, 다가구 주택 매입 사업 등을 통해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 사업에 주력해 국가와 시대가 요구하는 소임을 묵묵히 수행해 왔다. 주공이 그동안 건설한 아파트는 222만호(임대 116만, 분양 106만호)로 국내 총 주택의 15%에 이른다. 이는 서울시내의 총 주택 수에 버금가는 물량으로 주택건설 단일기관의 실적으로는 전무후무한 금자탑이라 할 것이다. 대전·충남지역에도 지역 주택 총 호수의 15%에 해당하는 16만호를 건설했다.

이제, 그 대한주택공사가 국민의 삶과 애환을 뒤로한 채, 47년 전 국가와 국민이 부여한 소명을 다하고 새로운 신화를 재창조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로 부활하게 된다. 문득, 조병화 시인의 `고마운 집'이 떠오른다.

이 곳 이 집들은 님의/ 따뜻하신 사랑과 은혜로 이루워진/고마운 집들/ 어찌 그 사랑과 은혜 따스하지 않으리/목숨은 조물주가 주신 천명/ 삶은 스스로가 타고 나온 숙명/노력으로 키워가는 인생/ 아! 이 집들은 그 고마운 삶의 보금자리/은혜가 가득하고 사랑이 가득하고/ 꿈과 즐거움이 이 곳에 가득하려니/님의 은혜와 온정이/ 항상 이 곳에 우리와 함께 같이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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