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경제 불황의 여파인지 가정 내 경제적 사정으로 인한 불화와 가족 간 갈등으로 가족끼리 폭력을 행사하는 일을 자주 볼 수 있다.
얼마 전 사람들이 모두 잠든 늦은 밤 대전의 한 아파트 내에서 잠을 설친 이웃주민의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일이 있다.
여느 때처럼 흔히 볼 수 있는 부부싸움으로 보였고 당사자들을 상대로 피해내용을 들어 보니 남편의 사업이 번창할 때는 가정에 충실한 모범적 남편이었다.
하지만 몇 해 전부터 사업실패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 가족을 깨워 고성을 지르고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씁쓸한 생각에 남편을 상대로 장시간 설득해 앞으로 폭력을 행사하지 말도록 계도했으나 자신의 행위가 가족과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는지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아무리 어려운 여건이지만 개인적 불만을 가족을 상대로 고성과 폭력으로 해소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특히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가정폭력은 건물 내 거주하는 이웃 주민들의 수면을 방해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 피해를 주게 된다.
또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부모의 폭력행사는 자녀가 성장 후 새로운 가정을 형성할 때 후손에게 대물림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가정 내에서 부모의 행동이 교육적으로 자녀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지 한번 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보금자리는 가까운 우리의 가정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고 하루속히 경제불황의 터널을 지나 모든 가정의 화목과 지역사회의 평온한 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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