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길]우리의 등산문화, 새 방식으로 실천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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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길]우리의 등산문화, 새 방식으로 실천할 때이다

[수요광장]이상길 산림청 차장

  • 승인 2009-09-08 20:13
  • 신문게재 2009-09-09 21면
  • 이상길 산림청 차장이상길 산림청 차장
 1760년대 스위스 제네바대학의 ‘베네딕트 드 소쉬르(Benedict de Saussure)’ 교수가 알프스산맥 최고봉인 “몽블랑”을 보면서 정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상금을 내걸고 등정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몇 번의 실패가 있은 후에 1786년 ‘미셀 빠가르(Paccard, Michel Gabriel)’와 ‘자크 발마(Balmat, Jaques)’에 의해 정복되었고, 1787년 드디어 ‘베네딕트 드 소쉬르’ 교수도 직접 등정에 성공하였는데 이 즈음을 근대 등산의 시초라고 한다.

▲ 이상길 산림청 차장
▲ 이상길 산림청 차장
등산이란 행위는 미지의 자연을 탐험하고 공포와 곤경을 이겨내며 정상을 탈환하는 정복적인 요소뿐 만 아니라, 육체적 어려움을 뛰어넘는 과정에서 오는 정신적인 요소까지 결합하고 있는 문화이다. 따라서 등산은 자기 과시가 아니며,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인간의 순수한 행동이다. 그래서 등산은 자연에 대한 가장 순수하고, 가장 가혹하며, 가장 신중한 도전정신이라고 정의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산은 어디서나 볼 수 있고 뚜렷한 사계절이 있어 시절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산 자체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등산에 대하여 산을 단순히 오르겠다는 목적보다는 아름다운 경관을 조망하며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다는데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다고 보여진다.

조선시대 등산의 시초는 조선 초기 김일손의 ‘지리산 등정’과 율곡 이이의 ‘금강산 기행’, 김창협의 금강산·설악산 등행 기록인 ‘동유기’에서 그 시작을 알 수 있으며, 정시한의 ‘산중일기’, 남하정의 ‘계룡산 기행’ 등에서도 산행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2006년 기준 우리나라 등산인구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여 월 1회 이상 산을 찾는 사람이 약 1,5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양적인 증가와 더불어 다양한 산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에 있으나 등산대상지는 한정되어 여러가지 시정되어야 할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쉽게 해결 가능한 문제들인데, 우선 가장 크게 시정되어야 할 문제는 사람에 의한 간섭현상이다. 사람이 지나가고, 남겨두고, 가져가는 등 “흔적”을 남기는데 그것은 음식물, 포장재, 낙서, 표식리본, 돌탑, 식물채취, 계곡물 설거지, 샛길 침식, 소음에 따른 불쾌감 등으로써 누구나 조금만 배려심을 발휘하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고도 남음이 있는 사안으로써 오직 실천만이 관건인 것이다.

아울러 중요한 문제로써 산악사고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5년 4700여건에서 2007년 5400여건(14% 증가)으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이 산행 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들이다. 사고유형으로는 추락, 탈진, 저체온증, 계곡 급류, 일사병, 동상·동사뿐만 아니라 벼락과 감전, 중독, 낙석, 산불, 호우와 태풍, 폭설 등에 대비하지 못한 준비 부족의 결과들이다. 따라서 철저한 준비로 사전예방이 필요하다.

등산시 사람에 의한 흔적 때문에 산과 숲이 원형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오늘날의 등산문화는 토착적으로 내려오는 선비적 유희와 조망을 위한 등산문화뿐 아니라 서구에서 들어온 암벽등반과 같은 스릴과 모험을 즐기는 서구적 알피니즘 문화가 혼재하고 있기 때문에 훼손의 가능성이 예전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한정된 등산 대상지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등산로와 주변 토지의 침식은 물론 오염이 반복되고 있다. 또 여러 곳에서 병목현상으로 인해 결국은 샛길이라는 우회 등산로들이 거미줄처럼 생겨남으로써 산림훼손은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건전한 등산문화를 몸소 실천하여야 할 때다.

등산문화는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의 발로이다. 18세기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명언을 남긴바 있다. 이는 복잡다단한 사회 속에서 보다 건강하고 생명력 넘치는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연 속에서 에너지를 얻는 한편, 자연에 대한 통찰과 배려를 실천하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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