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우리 그림. 한국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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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우리 그림. 한국화 이야기

<생활 속 미술이야기>

  • 승인 2009-09-08 20:05
  • 신문게재 2009-09-09 11면
  • 정황래 목원대 한국화전공 교수정황래 목원대 한국화전공 교수
  그동안 많이 접해왔던 그림의 명칭 분류에서 동양화라는 용어가 한국화라는 용어로 대치되면서 지금도 동양화와 한국화에 대한 용어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전시장이나 만남의 자리에서 동양화와 한국화가 어떻게 다른지 또는 무엇이 동양화이고 무엇이 한국화인지를 설명해 달라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동양화와 한국화는 비슷한 뜻을 지닌 용어로 동양화는 좀 더 넓은 의미의 동양회화를 통칭하는 의미라고 볼 수 있으며 한국화는 오랜 시간 우리나라에 민족성과 결부되어 특징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미술양식, 즉 우리그림인 전통회화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시대에 와서 미술의 장르 구별이 점차 그 의미를 상실하고 있지만 어느 지역마다 또는 어느 민족, 국가 마다 그 특징과 색채는 잠재되어 있으며 이러한 특징이 형과 색을 통해 표출되어지는 것이 미술이라는 독특한 양식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술도 시대나 지역에 따라 독창적이고 풍성한 미술활동이 전개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고려시대에는 종교적 영향으로 화려함과 세밀함, 유연한 곡선미를 간직한 불화와 청자가 유행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유교를 바탕으로 하는 시ㆍ서ㆍ화의 문인화(축적되어지는 지적 체험이 간략한 수묵의 형상을 통해 표현되는 뜻 그림)와 조선 진경을 찾아 화가들이 산수 유람을 통해 우리 산하의 참 모습을 담아내던 진경산수화 시대가 미술문화의 꽃을 피우기도 하였다.

  그림에 특별한 명칭이 없었던 조선 시대 후기 까지는 서화로 인식되어 교양인의 중요 덕목이 되기도 하였으며 대체적으로 지식층의 교양수련으로 문인화 즉 글씨와 시, 그림이 함께 어우러지는 격조 있는 그림(畵)과 도화서 화원을 중심으로 하는 전업 화가의 그림, 그리고 각 지역을 다니며 서민들의 생활속에서 민화풍의 작품을 생산해낸 무명의 화가들이 우리미술을 풍요롭게 장식 하였다고 보여 진다.

  동양화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서양문물의 유입에 따라 서양화가 이 땅에 들어오면서 서양그림과 구별하는 의미로 명칭 되는데 1918년 한국최초의 미술교육단체인 서화협회에서 “동·서 미술연구”라는 내용으로 동양미술과 서양미술의 용어구별을 사용하였으며 이후 1920년 동아일보에 변영호의 동양화론 이라는 글에서 동양화에 대한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1922년 일제 강점기에 민족문화 말살을 통한 문화 통치의 수단으로 1922부터 1944년 까지 조선총독부 주최로 개최된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우리 민족의 색채를 배제하려는 의도로 조선화라는 용어대신 동양화부를 신설하여 사용함으로써 점차 우리 전통회화를 통칭하는 용어로 일반화 되었다고 보여 진다. 또 다른 의미에서 동양화는 한국, 중국, 일본의 전통회화를 통칭한다고 할 수 있으나, 주체적 색채나 민족성이 들어나지 않는 동양권 미술, 특히 수묵이나 채색 등에 한정된 축소 지향적 의미로도 전달될 수 있다 보여 진다.

  이후 오랜 시간 동양화로 불려지던 우리의 전통회화는 1971년 김영기의 한국화론에서 한국화라는 용어가 생성되어 70-80년대에 우리그림에 대한 관심으로 점차 한국화라는 용어가 일반화가 되고 있는 추세이며, 주변국가의 경우 중국은 중국화(國畵), 일본은 일본화라는 용어를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동양화와 한국화는 두 개의 명칭이 우리 전통회화에 바탕을 둔 회화양식에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는 것으로 최근에 한국화라는 명칭이 좀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한국화라는 용어에 좀 더 친밀함을 더하기위해 우리 그림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명칭의 전시로 기억에 남는 것이 몇 해 전 우리 지역의 아주미술관에서 개최된 우리나라 우리그림전이다.

  대전, 대구, 광주, 전주, 부산, 제주, 청주 등 7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화가 100여명 참여하는 이 그룹은 대전을 출발점으로 매년, 지역을 순회하며 주최지역에서 선정하는 전시주제를 가지고 각기 100호 내외의 작품 발표를 통해 우리그림 한국화에 대한 지역 간 열띤 논쟁과 창의적 다양성속에 내재된 동질성과 전통회화의 맥락위에 또 다른 그 무엇을 모색해보려는 한국화동질성 그룹의 전시인데 지난 20여년을 꾸준히 활동하면서 우리그림 한국화의 이해에 폭을 넓혀가고 있으며 우리지역에서는 1970년대를 전후로 충남한국화회와 대전한국화회 등 다수의 한국화 그룹들이 지역 한국화단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필자가 생각하는 한국화라는 명칭의 사용에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많은 고민이 뒤따르기도 하는데 그 첫째는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전개되어온 우리 전통회화의 넓고 깊은 세계를 오늘의 한국화에서 어떠한 고민을 갖고 어떠한 접근 방법을 통해 한국화다움을 창출해 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서 새로운 사고의 접근과 창작과정의 다양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둘째 탈장르, 융합의 시대에 회화의 분류가 어떤 의미를 갖을 수 있는지에 스스로의 의문 속에서도 최근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전통회화의 기반위에 다양성으로 세계무대를 향해 진출하는 한국화가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음은 우리미술의 가능성을 밝게 비춰주고 있다.

  우리의 한국화가 우리나라 우리그림으로 명칭에 어울리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전통회화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한국화가들의 다양한 연구 성과들이 뒷받침되어지고 우리스스로 긍정어린 관심과 박수를 보낼 때 그것이 세계화가 되며 세계 속에 우리그림이 주인공으로 우뚝설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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