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와 신종플루의 초기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불안은 그만큼 늘어만 가고 있고, 병의원과 보건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6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내내 일교차가 10도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보, 감기와 신종플루 환자 구별에 혼선이 우려된다.
▲시민들 불안 가중=전문의들은 일교차가 10도 이상으로 크게 나면 자율신경계 기능이 약해지고 인체의 면역기능이 급격히 떨어져 감기나 신종플루와 같은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한다.
실제 주변에선 환절기에 기침과 코막힘 등을 호소하는 감기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신종플루로 인해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명이 뇌사판정을 받는 등 공포 분위기가 확산되는 와중에 감기환자가 늘면서 시민들의 불안도 동반 상승되고 있다.
가족 중 한 명이 기침 등을 호소해도 가족 전체가 불안에 떨기는 마찬가지다. 더욱이 신종플루 확진이 검사 후 빨라야 2~3일, 늦으면 일주일 이상 걸리기 때문에 미열에도, 작은 기침소리에도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까지 불안해하기 일쑤다.
고등학생 박모(17)군은 “친구 중에 한 명이 기침만 해도 신종플루로 의심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학교에서 누가 신종플루에 걸렸다는 말이 돌면 솔직히 그 친구가 완치돼 돌아와도 무의식적으로 곁에 있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병원·약국 `북적'=대부분의 개원의가 오전까지 진료하는 토요일인 지난 5일. 쉬는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대거 몰리면서 내과, 이비인후과, 소아과 등 호흡기 관련 병의원들은 오전부터 만원사태였다.
유성의 모 내과에선 아이를 안은 한 여성이 `우리 아이가 열이 많이 난다, 먼저 진료해주면 안 되겠느냐'는 반 눈물 섞인 호소를 하기도 했다.
이 병원에서 만난 김모(44)씨는 “예전 같으면 이런 증상에 병원에 오지도 않았다”며 “어제(4일) 건강했던 사람이 신종플루에 전염되고 나서 뇌사 판정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감기 초기 증상이지만 토요일에 맞춰 병원에 왔다”고 말했다.
약국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일부 약국에서 일요일에 문을 열지만, 이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약국 대부분은 토요일까지 문을 연다.
이 같은 사실을 아는 이들의 발길이 토요일 내내 대전지역 34곳의 거점약국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예전 같으면 늘어나는 손님에 약국은 희색이 돌겠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역 내 한 거점약국에 따르면 이 약국은 두 명의 약사가 임신 중이다.
그런 와중에도 거점약국으로 선정돼 하루하루가 바쁘기만 하다.
이 약국 관계자는 “늘어나는 손님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며 “업무는 이미 과부하에 걸린 상태에서 우리 모두가 전염될까 걱정이지만 특히 임신한 약사분들은 하루하루가 불안”이라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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