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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석도 흙더미에 파묻혀... 금산 한 공원묘지 관리 '엉망' “10년치 관리비도 냈는데” 조문객 분통

  • 승인 2009-09-02 18:01
  • 신문게재 2009-09-03 5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금산의 한 공원묘지가 수년째 환경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조문객의 원성을 사고 있다. 공원 소유자였던 모 재단법인이 부도로 인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관리가 허술하기 때문인데 행정 당국도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나몰라라 하고 있어 조문객들의 불만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2일 금산군 등에 따르면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곳은 금산군 A 공원 묘원으로 7000여기의 영혼이 잠들어 있다. 하지만 이 곳은 묘원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전쟁터에 가깝다.

▲ 충남 금산군 복수면 동삼공원묘원의 일부 옹벽이 무너져 묘소를 뒤덥고 있지만 관리가 소홀해 주위에 눈총을 받고 있다./이민희 기자
▲ 충남 금산군 복수면 동삼공원묘원의 일부 옹벽이 무너져 묘소를 뒤덥고 있지만 관리가 소홀해 주위에 눈총을 받고 있다./이민희 기자
인근 산비탈에서 무너져 내린 돌과 흙더미에 비석들이 파묻혀 그대로 방치된 곳이 부지기수였다.

일부 비석들은 쓰러져 나뒹굴고 있었으며 봉분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잡초, 풀 등이 무성히 자라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매년 장마철이면 폭우로 인해 묘가 훼손되는 상황이 반복되기 일쑤다.

최근 추석을 앞두고 조문객이 증가하면서 전쟁터와 같은 환경을 본 사람들의 가슴은 찢어진다.

더욱이 일부 조문객들은 소유 재단이 부도가 나기 전 10년치 관리비를 미리 낸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같은 상황에 더욱 분노하고 있다.

동생 산소를 찾은 김모(60)씨는 “관리비를 냈지만 몇 년 전부터 공원묘지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며 “고인이 이런 곳에 잠들어 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조속한 환경 정비를 촉구했다.

이 묘원은 모 재단법인의 무리한 사업확장과 재정적인 문제로 인해 4년 전 법원에 파산신청을 한 뒤 법정관리에 들어간 곳이다.

현재는 법원이 지정한 파산관재인이 임시로 관리한다고 하지만 최소한의 경비로 1년에 2~3번 정도 벌초를 하는 것이 전부다.

파산관재인 측 관계자는 “이곳은 문을 닫아야 하지만 특성상 문을 열어놓은 상황”이라며 “재정능력이 되는 데까지 관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문객들은 군청에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지만 행정 당국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

금산군 관계자는 “이 묘원은 파산관재인이 임시로 관리하고 있어 공원묘지와 관련해 (행정당국이) 요구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다”며 “조속히 재단법인이 인수돼 공원묘지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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