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저녁 날씨가 선선하고 좋아 친구들과 야외에서 의기투합했는데 뜻밖에 모기에 여러 군데를 물렸다”며 “여름철도 별로 뿌리지 않았던 모기약을 9월에 뿌렸다”고 회상했다.
여름철 불청객이었던 `모기'가 무더위가 한풀 꺾이는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예보하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엔 늦은 장마,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모기가 크게 기승을 부리지 않아 시민들이 체감하는 모기에 대한 경계심은 예전보다 작아서 가을철 모기 대공습에 무방비로 당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충남도보건환경연구원이 유일하게 직접 채취하는 연기군의 모기밀도를 보면 지난달 채취한 총 모기 개체 수는 2만 7233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 203마리보다 3000마리 정도 줄었다. 예전보다 2주 이상 늦은 장맛비와 7월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모기 유충과 유충이 서식하는 웅덩이가 물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장마가 끝나고 2주에서 3주 정도 지나게 되면 흡혈했던 모기가 성충으로 발생하는 시점이 되기 때문에 지난달 초까지 이어진 장마를 비춰보면 가을철 모기가 예고되고 있다. 또한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강수량은 153.5㎜로 평년의 58% 수준이었으며, 대부분 중순 이전에 내렸다. 2~3주 전에 웅덩이가 휩쓸리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의미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지구온난화와 난방 등으로 모기가 여름철에 집중된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며 “올해엔 특히 장마가 길었고 날씨가 조금 선선해지면서 모기들이 활동하기에 좋아 모기공습에 특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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