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유형문화재 제7호 옥류각을 보러 왔다는 김승진(22·대전시 유성구 궁동)학생은 “비래사에 목조비로자나불좌상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옥류각과 함께 둘러보려고 찾았는데 문화재 해설 안내판이 화장실로 가는 계단 옆에 붙어 있어 어리둥절했다”고 말했다.
비로자나불은 석가의 진신(眞身)을 높여 부르는 칭호로 산스크리트로 ‘태양’이라는 뜻인데 불지(佛智)의 광대무변함을 상징하는 화엄종(華嚴宗)의 본존불(本尊佛)이다.
이 불상은 양 어깨를 다 덮은 옷에 두 손을 모아 쥔 지권인을 하고 있는데 머리를 앞으로 약간 내밀고 시선을 아래로 두어 굽어보는 듯 한 자세를 하고 있으며 네모지면서도 둥그스름한 얼굴은 치켜 올려진 입 끝으로 인해 미소를 머금은 듯 온화하다.
특히 가슴 앞에서 모아 감싸 쥐고 있는 두 손과 이목구비의 표현이 지극히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마치 인체를 묘사한 듯 한 사실적 조각기법이 특징이다.
불상 내부에는 개금중수기와 목판본 대불정수능엄신주(大佛頂首凌嚴神呪) 다라니가 발견되었으며 바닥에는 1650년 조성한 사실, 즉 ‘순치팔년경인……수법화원 무염비구……(順治八年庚寅……受法畵員 無染比丘……)’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매일 옥류각과 비래사 앞을 지나 계족산에 오른다는 등산객 안창기(57·대전시 대덕구 송촌동)씨는 “전에는 비래사 불상 안내판이 절 입구인 옥류각 뒤편에 있었는데 계족산 숲길 조성공사를 하면서 화장실 앞으로 옮겨진 것 같다”면서 “대전시에서 지정한 유형문화재일 뿐만 아니라 부처님을 설명하는 안내판이 어떻게 화장실 앞에 방치될 수 있느냐”며 한심해했다./박연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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