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성수 대전컨벤션센터 대표이사 |
세계적으로 볼 때 교통의 중심지이면서 박람회가 발달된 도시들 중 일류도시로 발전한 경우가 많다. 유럽에서는 프랑크푸르트, 밀라노 등이 그렇고, 미국에서는 시카고가 대표적이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손꼽히고 있다. 싱가폴은 1970년대부터 `박람회도시 싱가포르' 플랜을 수립,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 박람회 중심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국가전략을 적기에 추진해 크게 성공을 거둔 바 있으며 최근 중국지역에서는 상해가 유사한 정책을 펼치면서 단기간에 박람회산업이 괄목할 정도로 성장해 세계적인 일류도시 반열에 올라서고 있다. 도시의 일류화는 경제적 수준과 국제화가 핵심적 기반이 되는데 박람회가 이를 앞당기는 중요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국토의 중앙에 위치한 대전도 그런 면에서 박람회 산업을 통해 일류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부산이나 대구, 광주에 비해 월등한 교통상의 이점을 갖추고 있어 농업기술, 물류분야 등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박람회 개최에 최적지다. 또 과학기술, 국방 등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이 분야의 박람회를 적극 개발하면 국제적인 박람회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싱가포르처럼 생산기반이 미약한 대전에 박람회산업은 매우 적합한 산업이며 앞으로 대전의 핵심산업으로 육성할 경우 대전은 경제력, 국제화, 상업화가 크게 확대된 일류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된다.
문제는 현재 대전에는 대규모 박람회를 치러낼만한 변변한 전시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무역전시관과 대전컨벤션센터의 조그만 전시홀이 있기는 하나 면적이 너무 작아 국제적 규모의 전문적인 박람회를 개최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세계 최대 박람회 도시 하노버는 전시장 면적이 무려 약 49만㎡ 규모로서 대전컨벤션센터 전시장의 200배에 이르며 싱가포르 전시장은 40배, 우리나라 최대인 킨텍스 전시장은 20배 규모인데 현재 지금보다 2배 이상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박람회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시장과 같은 SOC 구축이 선결돼야 한다.
박람회를 육성하는 것은 인재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초기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 성장하게 되면 더 이상 투자없이 스스로 실력을 발휘해 투자이상의 성과를 내게 되는 것이다. 초창기에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통해 수년내 명품박람회로 자리잡게 되면 관련산업이 발달하게 되고 주변 인프라에 대한 투자들이 계속 늘어나게 되면서 경제규모가 커지고 도시 이미지나 대외 영향력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박람회가 발달된 도시들을 보면 개최 햇수가 50년이 넘거나 심지어 100년 이 넘는 명품박람회도 수십 개에 이른다. 대전도 명품박람회 육성을 위한 백년대계를 통해 우리나라의 박람회 중심도시로 우뚝서게 되면서 세계적인 일류도시로 거듭나게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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