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현]감사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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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현]감사의 편지

[중도마당]손종현 대전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

  • 승인 2009-08-31 14:25
  • 신문게재 2009-09-01 20면
  • 손종현 대전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손종현 대전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
범죄로 인해 갑자기 닥친 일로 일생동안 그 피해를 잊지 못하는 유족과 친지, 친구들이 있다.

▲ 손종현 대전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
▲ 손종현 대전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
상상해 보자. 당신의 집에서 범죄사건이 일어났다. 가족 중 누군가가 피해를 당했고 범인은 도주해버렸다. 집 안엔 아무도 없다. 어떻게든 무엇이든 해보고 싶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다. 당신은 범죄의 악몽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엄청난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누구나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어느 날 갑자기 우리도 강력범죄의 피해자가 되거나 피해자 가족이 될지 모른다.

매년 범죄 피해는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강력범죄 피해자 증가율은 10%가 넘는 상황이다. 대부분 강력 범죄는 사회적 약자와 빈곤계층에서 일어나는게 현실이다. 설상가상으로 아무런 잘못 없이 범죄의 대상이 되어버린 피해자들은 범죄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인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이들의 실정을 이해하고 이들이 위기를 극복해 갈 수 있는 효과적인 대처방법을 갖도록 지원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바로 범죄피해자지원센터다.

대전지방검찰청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일한 지도 벌써 7년이 다 되어 간다.

수년간의 활동을 하면서 제일 안타까웠던 것은 졸지에 한 집안의 가장을 잃어 생활고를 겪으며 종국에는 가정이 붕괴되고 심한 후유증으로 괴로움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피해자들의 모습이다. 이들이 지원센터의 지원시스템을 통해서 정상적으로 사회로 복귀한 후에도 자존심과 사회에 대한 신뢰감 상실로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다거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점점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가는 악순환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난제에 놓여있는 범죄피해자의 실정을 이해하고 이들이 위기를 극복해 갈 수 있는 효과적인 대처방법을 갖도록 지원하는 것이 피해자 지원시스템의 역할이다. 피해자 지원은 위기로부터 사람을 구하는 것 뿐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대처하고 똑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 사건이 일어나기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다.

가끔은 지원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감사의 편지를 받곤 한다. 보상을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편지를 받을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 센터의 작은 지원이 피해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었고 이를 통해 각박한 사회에서 새 희망을 얻어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런 편지를 받을 때면 너무 기뻐 가슴이 뭉클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그들이 다시 고통과 시름의 삶이 아닌 행복과 축복의 나날들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하곤 한다.

지금도 고통받고 있을 피해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모두가 범죄피해자들을 도와 그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당신과 당신의 소중한 가족, 친구들을 범죄 피해로부터 보호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것을 느낄 때 그들의 아픔이 곧 우리의 아픔이라는 마음으로 세심하게 그들을 보살피는 관심과 사랑이 생겨 날 것이다.

이제는 범죄피해자 한사람 한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시민사회의 역할을 다하고자 노력해야 할 때다. 국가와 사회가 범죄피해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법기관뿐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및 민간 단체가 관심을 갖고 범죄피해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한다. 또 대전지방검찰청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알게 되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어야 한다. 사람은 하나님으로부터 존엄성을 부여 받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며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다. 타인의 불법행위와 범죄로 인해 소중한 생명과 재산, 그리고 명예를 잃는 일은 결코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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