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의 확산이 거침없이 퍼져 나가고 있는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와 일선학교의 대응이 주먹구구식이어서 학부모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발열 검사는 고사하고 손 소독제 등도 교무실에 비치하는 등 확산 방지대책이 따로 놀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학생들은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을 경우 결석처리가 되지 않는 것을 악용, 고의적으로 감염되길 바라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30일 대전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에 따르면 최근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신종플루로 인해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일선학교의 대응은 허술하기 그지없다. 교육당국이 긴급대책회의를 통해 각종 지침을 하달하고 있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지난 28일 아침, 등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실시한 모 학교의 경우 지침에 따라 발열 검사를 했지만 원초적인 형식 수준에 불과했다. 학생이나 교사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보다는 귀찮은 표정이 역력했다. 이 학교는 그나마 고막 체온계를 보유해 발열 검사가 이뤄졌지만 대다수 학교에서는 실시여부 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발열 검사는 지난 26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각 시·도 교육청에 긴급하게 지침을 하달했지만 일선학교까지는 전파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막 체온계도 대부분 학교가 구비하고 있지 않아 지침 따로, 대응 따로식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이뤄진 것이다.
학교 내 방역작업도 마찬가지다.
교육청 차원의 별다른 지원이 없기 때문에 학교 예산으로 실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교과부 역시 학교 현실은 무시한 채 무조건적인 지침만 내리고 있어 학교측의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대책을 갑작스레 내놔 오히려 혼란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고교의 한 교사는 “교과부나 교육청이 지침만 내리면 일선 학교에서는 바로 시행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실에 맞는 구체적인 지침을 통해 학생들의 신종플루 확산 방지에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고의적 감염을 시도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신종플루에 감염된 학생들은 결석하더라도 출석으로 인정해준다는 방침에 따라 이같은 상황이 빚어지고 것이다./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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