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래동 주민 신성근(58)씨는 “비래동에 30여년 살면서도 일제치하 행정구역 개편 때 한자 표기가 바뀐 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면서 “왜곡되고 날조된 일제 잔재를 청산한다면서 정작 우리 동네 이름을 잘못 쓰고 있었다니 후손들에게 부끄럽다”며 한숨을 쉬었다.
향토사학자 이규희(71·대전시 대덕구 송촌동)씨도 “진작 오류를 수정했어야하는데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시급히 바로잡아야한다”며 “삼천동 주민들은 집값을 이유로 수백 년 된 좋은 이름도 둔산3동으로 바꾸는데 본래의 한자표현을 찾아 바로 잡는 게 뭐 어렵겠느냐”며 관련기관의 대책을 촉구했다.
10여 년 동안 동명 변경을 요구하다 지난 5월 동명이 바뀐 둔산 3동은 주민들의 변경요구를 토대로 주민설명회와 의견조사를 거쳐 구의회에서 동 명칭 변경과 관련한 조례개정을 이뤄냈다.
또 삼천동은 둔산동이라는 법정동으로 통합되는 사항이라 현행법상 행정안전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했으나 비래동의 경우 한자 표현만 바뀌는 것이라 지방자치단체 조례만 개정하는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덕구 자치행정팀 관계자는 “대덕구 조례변경사항이며 주민생활과 관련 있는 부분이라 충분한 자체 검토와 주민 의견 수렴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덕구평생학습원과 대덕문화원이 진행하는 대덕학 강좌를 통해 비래동 지명에 얽힌 설화를 배운 주민들과 문화유산해설사들을 중심으로 비래동의 한자 표기를 바꾸자는 서명운동이 전개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임연희 기자 lyh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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