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김정곤(65.대전시 대덕구 읍내동)씨는 “최근 고문헌들을 읽던 중 비래동의 한자 표기가 일제의 행정구역 개편 때 바뀐 것을 알게 되었다”면서 “비록 요즘은 잘 안쓰는 마을 이름의 한자 표기지만 유래를 지닌 고유지명이 있는데 이를 알고도 잘못된 것을 사용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수정을 촉구했다.
▲ 宋子大全附錄卷二 年譜에“崇禎八年乙亥 先生二十九歲 二月 率諸生 賞懷德之飛來洞泉石(숭정 8년 을해(1635년) 선생이 29세 되던 2월에 제생을 거느리고 회덕 ‘飛來洞’의 경치를 구경하였다”고 나와 있다. |
“일제강점기인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마을 이름을 ‘比來里’라 하고 대전군 산내면에 편입시켰다”고 설명한 김 씨는 “일본의 의도적 왜곡이거나 행정서기의 실수일 가능성이 큰데 해방 후 일제 잔재를 청산하면서 지명을 정리할 때 바로잡았어야했다”고 아쉬워했다.
김 씨는 이에 대한 증거로 당시 회덕출신 선현들의 문집을 들고 있는데 김경여 선생의 송애선생문집속권일(松崖先生文集續卷一) 서기자진쇄(書寄子震粹)에는 “光州家婢 痛勢疑染 不得已又移于飛來洞(광주 여종이 아픈 증세가 전염병으로 의심되어 부득이 (거처를)‘飛來洞’으로 옮긴다”고 적혀 있다고 설명했다.
▲ 김경여 선생의 松崖先生文集續卷一 書寄子震粹에는 “光州家婢 痛勢疑染 不得已又移于飛來洞(광주 여종이 아픈 증세가 전염병으로 의심되어 부득이 (거처를)‘飛來洞’으로 옮긴다”고 적혀 있다. |
이 같은 김 씨의 주장에 대해 송백헌 충남대 명예교수는 “비래동은 풍수지리학상 복치혈 (伏雉穴)이라는 독특한 형국인데 마치 꿩이 엎드려 있는 형국이라 이 마을에서는 꿩처럼 엎드려 있어야 이롭고 타지에 나거거나 떠돌면 좋지 않다는 속설이 전해진다”면서 “비래암 아래 자리한 마을이라 해 마을이름도 비래리(飛來里)라 했는데 일제의 행정구역 개편시 ‘比來里’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고 호응했다.
한편 한학자이자 향토사학자, 대덕문화유산해설사인 김 씨는 대전시유형문화재 7호 옥류각 건립자가 동춘 송준길 선생이 아니라 제월당 송규렴이라는 지적을 해 지난해 각종 문서와 문화재안내판을 수정한 인물로 이번 비래동의 한자 표기 오류도 관련기관에 건의해 수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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