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세노오 갓파는 `중일·태평양 전쟁 시절 일본 군국주의의 과오'를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 당시 일본에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그 시대에 살았고 전쟁을 체험한 사람이 다음 세대에 전달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으로 소년 H를 쓰게 됐다고 한다.
공산주의에 물든 오빠로 말미암아 집안이 풍비박산된 6·25의 와중에서 오빠와 올케가 죽고, 그 조카아들 하나만 달랑 건져낸 인간 박완서가 6·25가 인간적으로 `벌레'였다는 증언을 하기 위해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썼던 것과 흡사하다.
저자는 `어른도, 신문도 거짓말쟁이'라고 외치는 소년 H(유년의 갓파)를 통해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만 정확히 묘사했다. 때문에 등장인물도 모두 실명이다.
실제로 소년 H가 출간된 후 일본에서는 소년 H의 유년을 통해 전쟁 중 소년 시절을 회고한 사람들이 “맞아, 이랬어!”하면서 감개무량해 했다고 한다. 때로는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대로는 따뜻한 감성으로 채워진 이 리얼리티의 향연은 30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가는 초대형 베스트셀러로 자리를 잡았다.
극단 히마와리 등 여러 극단이 연극화를 했고, 후지TV에서는 1999년 개국 40주년을 맞아 소년 H를 제작해 문화청 예술제 우수상, 제28회 방송문화기금상 TV 드라마 부문상, 2000년 일본민간방송연맹상 최우수상 등을 받았다.
2002년에는 중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됐는데 전쟁과 군국주의, 전체주의의 위험성을 교육하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양서는 없다는 평이다.
페이퍼로드/세노오 갓파 지음, 오근영 옮김/1권 384쪽, 2권 400쪽/각 권 9800원. /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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