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보행길 안전사고 `논란'

넘어져 다친 행인 국가상대 소송... 시민 “우천시 미끄러워 위험”

지난해 7월 대전시 중구 대흥동 삼성요양병원 건물 옆 인도를 보행하던 이보연(49·대전시 중구 대흥동)씨는 문화예술의 거리 특색화 작업을 위해 바닥에 페인트를 칠해 놓은 보행도로를 걷던 중 미끄러져 꼬리뼈 골절의 상해를 입었다.

이 사고로 이씨는 5개월가량 병원 신세를 져야했고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거동이 불편하다.

비가 오거나 습한 날씨에 페이트칠 된 길이 미끄럽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이 씨는 국가를 상대로 배상신청을 했다가 지난 6월 기각되자 이어 은행동과 대흥동을 통행하는 시민과 상인들에게 이 길이 미끄럽다는 동의서를 받아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대전시 중구 태평동 예가아파트 맞은편의 또 다른 보행길.

이곳은 우천 시 빗물을 흡수할 수 있다는 투수콘 공사를 한 보행도로다.

그러나 소나기가 내리는 날 본보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빗물은 바닥으로 스미는 대신 보도 옆 차로로 흘러 내려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주민 이상배(56·대전시 중구 태평동)씨는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고 아파트 맞은편이라 통행하는 연령층이 다양한데 평소에는 괜찮지만 비오는 날은 미끄러워 위험하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손 모씨는 “비가 그친 뒤 빗물이 그대로 남아 있어 비가 내린 다음날이 유난히 더 미끄럽다”며 “어린이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도 함께 이용하는 도로가 이처럼 미끄러운 것은 시공을 잘못했다는 얘기가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한광순 중구청 건설과 도로담당은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보도에 대해 한두 명이 미끄럽다고 해서 공사가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 뒤 “유천동 보행길은 중구청에서 관리만 하고 있을 뿐 한전이나 도시가스 공사로 도로 굴착을 해 공사 주체에서 투수콘 공사를 마무리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태평동과 동일한 투수콘 보행도로의 경우 종전의 보도블록 보행도로보다 가격이 20~30%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