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홍철 대전시 공기업경영혁신단장 |
첨복단지 선정에 유리한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는 대전의 탈락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어렵기 때문에 정치적 선정이라는 오해를 낳기에 충분하고 이것은 21세기 선진 한국을 지향하는 우리 대한민국에서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저해요소라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민족에 비해 매우 좋은 국민성을 갖고 있다. 나라에 위기가 올 때마다 하나로 똘똘 뭉쳐 이를 극복해내는 단결력이 그렇고, 어려운 이웃을 긍휼히 여기고 도와주는 따뜻한 ‘정’문화도 다른 민족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우리민족 고유의 아름다움이다.
한국의 매력에 빠져 눌러 살게 되는 외국인들의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는 이유이기도하다.
반대로 우리에게 부족한 점중 하나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잘되는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한다. 오히려 똑똑한 사람, 잘 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무슨 수를 써서 든 깎아내리기 위해 애를 쓴다. 상대가 경쟁자라 할지라도 선의의 경쟁을 하는 페어플레이 정신, 내게 좀 손해가 되더라도 전체를 위해 희생하는 정신이 우리에겐 부족한 것이다.
또 하나, 서양의 가장 큰 장점중 하나인 합리성의 부족도 우리의 약점으로 지적되곤 한다. 직원을 채용하거나 기관을 평가할 경우, 선진국에서는 냉혹하다 싶을만큼 객관적 자료와 근거에 의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이 사람은 나하고 동창이니까, 저 사람은 나하고 친척이니까, 여기는 내 고향이니까, 하는 이런 저런 주관적 정서가 객관적인 자료보다 먼저 작용하곤 한다.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중요시하는 전통적인 ‘정’문화 때문이다.
대전시에는 첨단과학도시로서 국내외적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다소 모양새가 약간 위축된 듯한 느낌을 주지만 우리 시와 필연적으로 상생 발전할 세종시도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게 될 경우 당연히 우위를 인정받아 마땅한 이런 요소들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게는 배아픈 사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에서조차 대전보다는 오히려 현재 성장을 멈추고 위축되어 있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더 점수를 주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 정부가 21세기 선진일류국가를 향해 나아가는 게 맞다면, 국책사업 추진 시 평등과 조화 배분의 논리보다는 명확하고 객관적 평가를 전제로 한 선택과 집중의 논리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2007년 8월 췌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그 다음 해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미국 케네기멜론 대학의 랜디 포시 교수는 그의 마지막 강의에서 이렇게 조언하고 있다.
‘이미 돌려버린 카드 패는 바꿀 수가 없으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그저 노력하라고...’
이제 첨복단지유치는 끝났다. 이제 우리도 끝나버린 패에 대한 아쉬움을 접고 다시 한번 일어서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우리의 삶의 터전인 대전, 창조적이고 멋진 도시 대전을 한번 돌아보자.
우선 대전은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하면서 사통팔달의 교통으로 전국 어디든 1~2시간대에 진입이 가능하다. 전국 33개 주요도시 중 제일 맑고 깨끗한 공기를 자랑하고 있으며 자연재해와 기상이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이기도 하다. 거기에다가 전국 유례없는 3대하천이 있고 갑천호수공원은 바야흐로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려하고 있다.
특별히, 우리에겐 오늘날 IT강국 대한민국의 핵심인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다. 35년간 30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됐고 30여개의 국책연구기관에 2만여 명의 국내외 석박사들이 모여 연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우리 대전의 자랑이다.
이처럼 역동적이며 살아 숨쉬는 우리의 대전, 이 얼마나 멋진 대전인가!
보물은 어둠 속에서 더 빛을 발하는 법이다. 이제야말로 단합된 모습으로 대전의 찬가를 힘차게 부르며 다시한번 앞으로 크게 전진해야 할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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