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융합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힘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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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융합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힘 모아야

[경제칼럼]김병윤 목원대 무역학과 교수

  • 승인 2009-08-23 16:57
  • 신문게재 2009-08-24 21면
  • 김병윤 목원대 무역학과 교수김병윤 목원대 무역학과 교수
한국산 제품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D램 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이 55%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본 소니 신화를 무너뜨린 한국 TV가 미국시장에서 일본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LCD TV는 물론이고 차세대 LED TV에서도 한국 제품이 세계시장을 제패하고 있으며 북미시장에서 한국산 휴대폰 시장점유율이 50%에 육박했다.

▲ 김병윤 목원대 무역학과 교수
▲ 김병윤 목원대 무역학과 교수
전기차 핵심부품인 2차전지에서도 LG화학과 삼성SDI가 GM BMW 등과 리튬이온전지 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종주국인 일본 주력 제품(니켈수소전지)보다 앞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미국시장 점유율에서 일본 닛산을 추월하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공룡기업 GM이 몰락하고 인텔 노키아 소니 등 세계 일류기업 아성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반세기 만에 반도체 자동차 가전 조선 등에서 세계 최고이다.

 대일청구권 자금 5억달러 중 1억2000만달러를 포항제철 건설에 투자해 오늘날 세계적인 제철소로 우뚝 솟게 만든 지도자의 리더쉽, 조선소 없이 백사장 사진 1장과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만 가지고 대형 선박 수주를 따낸 창업자의 지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일본에 한 발 앞서 선점한 신속한 의사결정 등이 제조업 강국을 만든 밑거름이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한국이 진정 제조업 강국이라고 하기에는 제조업이 완제품 생산 위주라서 부품ㆍ소재 수입의존도가 높고 부가가치 창출 여력이 약한 문제가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휴대폰, 컴퓨터, 반도체의 수입유발계수는 각각 0.532, 0.650, 0.503 등이다 (2007년 기준). 휴대폰을 예로 들자면 1000원 판매에 부품 등을 532원 정도 수입하고 있다. 설비투자와 관련된 반도체 장비를 70% 이상 외국에 의존하고 정밀기계는 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이나 된다. 2001년 101억달러였던 대일 무역적자가 지난해 327억달러로 급증한 것은 한마디로 취약한 부품ㆍ소재 산업 때문이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이 괄목할만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중 상당 부분은 환율 급등 덕분이다. 특히 원ㆍ100엔 환율이 2007년 11월 초 바닥(100엔당 720원대)보다 한때 두 배 이상 뛰어오른 것이 수출 호재로 작용했다. 환율 거품이 빠져도 양호한 실적이 유지될지는 의문이며 원천기술 부족과 노사 대립, 저생산성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이다. 최근 제조업 최강국인 일본이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야말로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묶인 기업 생태계의 경쟁력, 기술의 시스템화, 초일류 인재 육성 등이 핵심과제이다.

 과거 30년 동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국가경쟁력 기반 사업으로 부품 소재산업 육성이 중요하다며 화두에 올리지만 용두사미로 끝나고 말았다. MB정부 들어 녹색뉴딜사업을 추진 중인데 대전은 현재 9개 분야 47개 사업의 각종 녹색성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녹색 SOC와 저탄소 고효율산업기술, 친환경 녹색생활 등이 핵심사업이며 이 중에서도 특히 신성장 동력 육성 및 그린에너지 개발을 위해 태양광기업 투자 유치, 신재생 에너지 R&BD 허브센터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나노융합산업의 메카를 선포하고, 나노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으며 향후 친환경 저공해 자동차보급 등 선진국 수준의 대기환경조성과 함께 폐자원 재활용 및 에너지화를 위한 환경에너지 타운도 건설한다.

신재생에너지산업육성과 기후변화협약에 대비한 탄소저장 숲 조성은 충남도의 녹색성장 핵심정책이다. 태안반도의 태양광 및 풍력, 논산 등 내륙의 농축산 바이오연료 및 지열, 금강지역의 태양광 및 소수력발전, 천안 북부권은 태양광 소재 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충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탄소배출량 증가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에너지 최대 업체인 현대오일뱅크와 삼성SDI 천안사업장 등 126개 업체와 협약, 탄소배출 최소화 사업에 나섰다.

 이 모든 핵심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정부의 지도자들이 단기적 성과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장기적 안목으로 융합 부품 소재산업 육성에 힘을 집중하여 국가 경쟁력의 성장동력이 진정 무엇인가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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