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홍철 前 대전시장, 한밭대 명예총장 |
이번에는 시나 자치구 예산 이외에 상당액의 민간 협찬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 물론 순수한 자발적 참여가 대부분이었다 하더라도 준조세적 성격의 모금이 많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개중에는 불평하는 기업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앞으로 국제우주대회(IAC)가 대전에서 개최된다. 60회째 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우주관련 학술회의로서 대전 개최를 성공시킨 항공우주연구원이나 이것을 뒷받침한 대전시의 성과는 높이 평가 할만하다. 찬사를 보낸다. 이 행사로 인해 대전시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 질 것이고 참가자들의 체재비,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의 비용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 할 것이다.
그러나 이 행사와 관련하여 유념할 점이 있다. 청소년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이는 체험 행사와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회의 및 상담 등은 필요하겠으나 예산을 많이 들여 우리끼리 이것을 홍보하고 축하하는 축제는 바람직하지 않다. 회의 참가자들은 자기 나라에 있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가수들을 불러 ‘D-100일’ 축하행사를 벌이는 것은 예산 낭비의 전형이다. 필자는 국제학술회의를 주최하거나 직접 참가 해 본 경험이 있지만 개최도시에서 격조 높고 인상적인 환영행사를 하는 것은 보았으나 몇 달 전부터 개최도시 시민들끼리 자축 행사를 하며 돈을 썼다는 얘기는 본적도 들은 적도 없다.
둘째 돈 버는 축제를 개발해야 된다. 외국의 사례로 독일 뮌헨의 10월 맥주축제가 있다. 10월 한 달 내내 외국과 타지의 관광객이 모여 놀랄만한 정도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필자도 참여 해 봤지만 컨텐츠가 그렇게 기발한 것은 아니나 전통과 관광객 유치 홍보로 이제는 세계적인 축제가 된 것이다. 국내에서도 함평 나비축제와 인근 보령의 머드축제는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국내외의 관광객의 참여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흑자 축제로 알려졌다. 필자가 이탈리아의 몬탈치노 와인 축제를 대전에 유치한 것도 돈 버는 축제를 개발하기 위함이다. 문화·예술, 음식, 패션 등 개발할 아이템은 얼마든지 있다.
셋째 돈 덜 쓰는 축제나 공연을 개발해야 한다. 시민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문화 향수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시에서 운영하는 시립예술단(오케스트라, 합창, 무용, 국악 등)이 장르별로 1년에 한 두 번씩 멋진 공연을 한다면 비용에 비해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고 지역의 문화예술단체(연극, 무용, 관악 등)에게 실비를 지원하여 찾아가는 공연마당을 개최하면 지역문화예술육성에도 기여하고 시민들에게도 많은 볼거리를 제공 할 수 있다. 또한 대전의 특성을 살린 기존의 사이언스 페스티발이나 신탄진 벚꽃축제 등은 계속 유지·발전시켜야 한다.
어느 전문가의 보고에 의하면 민선시대에 전국적으로 소모적인 지역축제가 과거에 비해 5배나 늘었고 축제에 쏟아 부은 예산도 6천억원이 된다고 한다. 이 시점에서 지역 축제에 대한 새로운 발전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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