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도 가물가물한 백제역사를 설명하는 교사와 이에 질문에 답하는 아이들의 눈매가 사뭇 진지하다.
초등학생 답사팀을 이끌고 공주를 찾은 이선진(25·서울시 중랑구 면목동)씨는 공산성을 바라보며 “백제는 한성시대(3세기 중엽~475)와 웅진시대(475~538)를 거쳐 사비시대(538~660)에 이른다”면서 “웅진은 지금의 공주이며 사비는 부여”라고 설명한다.
역사답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은 서울과 수도권 등 대도시 어린이들로 교과과정에 따라 답사 프로그램을 짜고 직접 현장에 가서 역사와 인물에 대한 공부를 하는데 공주에서 공산성과 무령왕릉, 공주박물관을 둘러본 후 부여에 가서 낙화암과 고란사, 정림사지오층석탑을 답사한다.
이들 답사 프로그램은 학기 중에는 놀토인 매월 둘째 넷째주 주말을 통해 이뤄지며 지금처럼 방학 중에는 2박 3일과 3박 4일 등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들이 내는 답사비는 8~10회 답사가 50만원 내외이며 2박 3일 일정도 10만원을 호가한다.
서울에서 온 답사 교사 이 씨는 “바쁜 학부모를 대신해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역사공부를 현장을 탐방해 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며 “아이들 교과과정에 맞춰 사회과목을 중심으로 답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학습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본 주민 민상달(57·공주시 산성동)씨는 “어린 학생들에게 우리 역사와 문화까지 과외를 시키는 시대가 되었나 싶어 씁쓸하다”면서 “아름다운 우리 국토를 부모의 손을 잡고 천천히 둘러보고 가슴으로 느끼는 게 진정한 공부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연아 객원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