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결혼한 클리프와 시드니는 파라다이스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신혼 재미에 빠져있는 이들은 남녀 한 쌍의 살인마가 하와이에 있다는 소식을 듣는데. 히치하이킹을 하려는 수상쩍은 커플과 자신들을 도와주는 미심쩍은 한 쌍의 커플, 파라다이스는 끔찍한 공포의 공간으로 돌변한다.
제목 ‘퍼펙트 겟어웨이’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완벽한 휴가’ 또는 ‘완벽한 도망’ 등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다. 영화는 이 두 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한다. 하와이 신혼여행, 그 완벽한 휴가에서 완벽하게 도망쳐야 하는 신혼커플의 이야기다.
‘퍼펙트 겟어웨이’는 살인마가 누구인지 찾아야 하는 스릴러물이다. 깜짝 놀리는 반전에 온전히 기대는 영화이고 숨은 복선을 캐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한 영화다. 게임의 중심은 막 결혼해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온 클리프(스티브 잔)와 시드니(밀라 요보비치) 커플. 이 커플과 다투거나 친절을 베푸는 여러 커플 가운데 살인마 커플이 있다.
카메라는 시드니의 여정을 시종 따라간다. 만나는 커플마다 범인이 아닌지 의심이 불끈 솟겠지만, 초반부는 스토리보다 하와이의 멋진 풍광에 취해도 좋겠다. 보기만 해도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마치 그림엽서에서 툭 튀어나온 듯 아름다운 하와이의 풍광은 눈이 다 시원하다.
중반부부턴 집중해야 한다. 빠른 전개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후반부의 장면 하나하나는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암시를 내포하고 있어 놓쳤다간 마지막 반전의 재미가 반감한다.
데이비드 토히 감독은 관객들에게 익숙한 배우들의 영화적 이미지를 십분 활용한다. 밀라 요보비치가 누군가. ‘레지던트 이블’과 ‘울트라 바이올렛’에서 인류의 생사를 걸고 싸우던 최강의 여전사 아닌가. ‘퍼펙트 겟어웨이’에서의 그녀는 해맑은 새색씨를 연기하지만 관객들은 안다.
어느 순간, 그녀가 강력한 여전사로 변신하리라는 걸. ‘다이하드 4.0’과 ‘히트맨’의 티모시 올리펀트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그가 언제 사이코 악당으로 변신할지 주의 깊게 살필 것이다. 토히 감독은 이 같은 관객들의 기대를 따르거나 배반함으로써 긴장감을 높여 간다.
반전은 충격적이면서 당혹스럽다. 영화는 반전이 밝혀지고 클라이맥스 격투가 벌어지기 직전 기나긴 플래시백을 삽입한다. 각 커플의 지난 행적을 세피아 톤으로 자세히 까발리는 것인데, 관객들의 다양한 반응이 나올 듯하다.
반전 하나를 위해 전체적으로 설계된 영화라니.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장면에선 배신감도 느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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