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제영 백석대 교수,세계춤연구소 대표 |
그 외 나의 속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늘 조심하며 참게 된다. 친구는 이런 참는 생활이 힘들다고 맘이 상한 듯 병이 날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감정대로 움직이기엔 우린 너무 어른이 되어있다. 어른이 되어있다는 것은 참지 못하고 감정 데로 움직였을 때 예상되는 문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참지 못했을 때 엄청난 후회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작은 인내 뒤에는 반드시 작은 행복이 따 르는 진리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힘들지만 참게 되는 것 같다. 삶은 인내(忍耐)이다.
불교의 석가는 화려한 궁중생활을 떠나 고행 끝에 자신의 길을 걸었고, 예수는 가난한 목수의 집안에 태어나 성경 속 인물로 인류 역사의 슈퍼스타로 남았으며, 톨스토이는 상류신분으로 태어나 종들을 해방시키고 문학과 종교의 길을 걸었다. 케네디 대통령은 부자집에 태어났지만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에 휼륭한 대통령이 되었고, 링컨은 가난한집에 태어나 독학으로 대통령의 꿈을 이루어 노예를 해방시켰다. 참으로 위대한 영웅들이다. 이들의 영광은 노력 없이 이루 워 지지 않았다. 여기에서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만족한 삶이 아닌 자신의 인내와 노력에서 얻어진 결과에 더욱 멋진 삶이 존재 했던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신지 불과 3개월이 지나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다. 지난 국민들이 받은 충격과 달리 김 전대통령의 서거 분위기는 고요와 엄숙함으로 마치 깊은 심해 속으로 들어가 그분의 정치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이 세상을 떠날 때 갖고 갈 수 있는 것은, 물건이나 돈이 아닌 감동이라는 추억뿐이다. 그리고 죽은 후에도 다음 세대에 남는 것은 자신이 품었던 ‘뜻(志)’이다.”- 히라노 히데노리의《감동 예찬》중에서 죽어서도 살아있는 사상을 의미하며 그 사상이 바로 역사가 될 때 그 죽음도 뜻있는 죽음이라 할 수 있다.
살아생전 김 전 대통령 정치인생은 참으로 파란만장하였음을 전 국민들은 다 알 것이다. 하지만 그의 꿈이었던 대통령이 되셨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드리워진 수심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의 장남이신 김홍일씨의 모습만 봐도 김 전대통령의 보이지 않았던 마음의 고통을 알 수 있다. 정치인 아버지로 말미암아 내란음모죄로 정치고문을 받아야만 했던 김홍일씨를 바라보는 애통한 아버지의 심정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항상 아들에게 짐이었다는 아버지의 깊은 죄의식은 보이지 않는 눈물이었다. 그는 우리나라 민주 평화를 위해 얼마만큼 숨겨진 인내와 눈물이 있을까? 그의 인내와 고통은 노벨평화상을 한국에 안기셨다. 죽어서도 죽지 않는 그의 뜻하신 민주평화가 우리의 역사가 되길 진정 바라는 마음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