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용균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 |
경상대 정백근 교수에 의하면 내부기관장애인들의 장애 중증도는 타 범주의 장애인들보다 매우 높다고 한다. “전체 등록 장애인들 중에서 1급과 2급의 중증 장애인 비중은 30%가 채 되지 않지만, 내부기관장애인 중 중증 장애인들의 비중은 2005년 6월말 현재 53.4%에 달하고, 이중 신장장애인의 중증도 비중이 82.7%에 달하여 다른 장애 종별에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고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내부기관장애인들은 장애의 중증도가 높다는 사실은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거나 직종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신장장애인들의 경우 일주일에 2-3일씩 투석을 해야 하므로 직장을 계속 유지하거나 새로운 직장을 얻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장루장애인은 보장구를 아끼기 위해서 비닐봉지를 인공항문에 붙이고 집 안에만 머문다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또한, 간질장애인 역시 고가의 약값을 평생 복용하기란 경제적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국 내부기관장애인들이 앓고 있는 질병들은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으므로 지속적인 의료비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의료비 지출의 증가는 내부기관장애인들의 가정을 빈곤하게 만들고 심지어는 파괴하기도 하며, 내부기관장애인들의 빈곤상태는 심각한 것으로 생각된다.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해결하고자 위장이혼을 하는 사례도 흔하다고 한다. 그래야만, 의료급여 수급 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장이혼 부부 중에는 나중에 실제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 일은 과도한 의료비 때문에 가정이 파괴되는 충격적인 일은 사회문제로 받아지고 있다.
이상과 같이 내부기관장애인들은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경제적으로 허덕이고 있으므로 이들의 고통을 줄여주고 당연한 문제들을 해결할 구체적인 정책대안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내부기관장애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취업보장과 의료보장이라는 두 가지 정책수단을 동시에 요구된다.
보건복지부나 시ㆍ도 장애인 중장기 계획에 사회보장정책이 소홀하게 취급된 것도 내부기관장애인의 삶과 고통을 가중 시키는 결과로 정부의 강력한 의료정책부터 의지가 있어야 되겠다. 이는 환자와 가족에게만 맡겨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복지정책을 균형 있게 계획하고 적정한 재정도 필요로 한다.
오늘도 많은 내부기관장애인들은 ‘빈곤과 불건강의 악순환’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으며, 이들 중 누군가는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해서 죽어가고 있고 한 때 단란했던 가정은 해체될 것이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무엇에 대해 관심이 적든 많든, 관심을 가지려면 그 존재를 알아야 한다.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것과 그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것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내부기관장애인의 삶과 고통에 대해 한 번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건강은 우리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두 번째 복(福)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