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
실제로 교육현장의 생생한 비판의 목소리나 질타도 듣고, 격려나 좋은 제안도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수용하고 싶었다. 그리고 여기서 새롭게 출발하고 싶었다.
의견수렴회에서 교육가족은 뜨거운 관심을 보여 주었다. 충남교육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고 아침의 빛과도 같은 희망적인 제언도 있었다. 지역 특색에 맞는 다양한 해법도 나왔다.
학력증진 우수사례를 발표하는 교장선생님들의 핵심 내용은 야간 돌봄방과 공부방 운영이었다.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교장선생님들의 혼이 담긴 목소리였다. 학부모의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저소득층·맞벌이부부·소외계층을 배려하기 위해, 기초학력 미달학생을 구제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짜내고 구성원과 협력한 값진 결실이었다.
이는 돌봄 교육서비스의 출발 신호탄이었다. 학교현장에 교육과 돌봄의 새바람이었다. 학교가 새롭게 변하고 살아 숨 쉬는 생동감 있는 교육현장이었다. 학교가 방과후에도 야간에도 학생들을 맡아 주는 것이다.
이들을 맡아 관리해 주는 교육공동체 구성원은 다양했다. 학교 선생님, 학부모교육도우미, 대학생 멘토, 퇴직교원·군인·경찰·공무원·의사 같은 지역인사, 자율방범대원, 해병전우회 등 관리부터 야간귀가 지도까지 발 벗고 나선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초등학교의 돌봄방은 어려운 학생을 돌보는 수준이다. 이들은 학교도서관을 활용해 책도 읽고 글도 써 본다. 돌봄선생님은 숙제를 도와주기도 한다. 영어체험교실의 영어 노출환경에서 영어로 말하며 듣고 쉬운 영어책도 본다. 관리자가 있는 컴퓨터실에서 컴퓨터를 익히고 정보 검색도 한다. 학원이 없는 농어촌학교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겐 가뭄에 만나는 단비 마냥 즐겁기 한량없다.
중학교의 야간 돌봄공부방은 돌봄+교육 수준이다. 초등학교처럼 학교도서관이나 영어전용교실, 컴퓨터실과 같은 특별실을 개방한다. 학교여건이 되는 학교는 공부사랑동아리 방도 열어 토론도 하고 대화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교실 몇 칸도 개방한다. 야간 공부방이나 돌봄방을 활용해 독서이력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포트폴리오도 만들며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본다. 대학전형에 입학사정관제가 무엇이라는 것을 알기도 하고 대비도 한다. 자기평가서도 써 보며 반성도 하고 미래를 대비하기도 한다.
고등학교의 경우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의 신장이다. 홀로서기할 수 있는 학습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없이 대학에 진학한 사람은 대학에 가서도 학원에 의지한다고 한다. 어느 대학을 진학하느냐 보다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학과를 선택해 어떻게 공부해서 자신의 보람 있는 미래를 열어 가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혹자는 야간에 불 켜진 초등학교 교실을 보면 안쓰럽다고 한다. 또 혹자는 야간에 불 꺼진 고등학교 교실을 보면 이상하다고 한다. 이제 기존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야간에 초등학교 학교도서관에서 지식의 샘을 마실 수 있고 고등학교 교실도 희망하지 않으면 어둠의 세계가 될 수 있다.
충남교육에 학교가 교육과 돌봄이라는 교육서비스를 통해 새롭게 나갔으면 한다. 배움의 길이 어렵고 스승의 길이 힘들더라도 ‘스승존경 제자사랑’의 큰 틀 속에서 학력증진도 이루고, 가르치는 보람도 느끼며, 사교육비도 줄이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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