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빠진 자리 뭘로 채울까

  • 사회/교육
  • 미담

성매매 빠진 자리 뭘로 채울까

<의료 휴양도시로 특화시키자> 2.경찰 철퇴와 유성구의 고민

  • 승인 2009-08-17 17:35
  • 신문게재 2009-08-18 5면
  • 오주영.강제일 기자오주영.강제일 기자
올 초부터 유성관광특구 내 성매매 업소에 대한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이 시작됐다. 단속 대상은 마사지 업소, 안마시술소 등 기업형으로 성(性)을 파는 곳이다.

수개월 동안 이곳에서 성을 산 남성 수백여 명이 걸려들었다.

경찰은 고품격, 청정 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대전 대표 브랜드인 유성 관광특구에 성매매 영업을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천동 집결지가 해체된 2009년 8월. 이제는 성전(性戰)의 제1 타깃이 유성이다.

황운하 대전청 생활안전과장은 “관광특구와 대덕연구단지로 대표되는 유성이 어쩌다 불법유흥 및 위해 업소 집결지라는 오명을 썼는지 안타깝다”며 “품격높은 대전 구현을 위해서 경찰의 단속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이같은 강력한 단속 이면에 행정 당국의 고민이 있다. 불법행위 철퇴에는 이견이 있을 수는 없다. 단속이 계속되면 유성의 성매매 산업은 무너지게 마련이다. 그동안 암암리에 유성 주요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던 성 산업이 빠져나간 자리를 무엇으로 채워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긴 셈이다.

유성구는 족욕탕 등 유성명물 테마거리 조성, 유성온천 체류형 관광코스 개발 등으로 유성특구를 차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정부의 평가 결과 우수관광특구로 선정돼 유성 관광특구 지정 이후 국비 7억 5000만 원을 지원받기도 하는 성과도 올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쇠락한 관광특구를 활성화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견해가 많다.

전국에만 온천이 400여 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유성 지역이 `고만고만한 것'이 아닌 경쟁력 있는 `큰 물건 '으로 거듭나려면, 차별화된 아이템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지역 사회에 넓게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성 관광특구 활성화의 대안으로 지난 2007년 제도권으로 들어온 국민 보양 온천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양 온천은 기존 관광, 레저 위주의 온천문화에 치료 및 요양 기능을 더한 개념이다.

다행히 현재 유성에서는 온천수를 의학적으로 검증하려는 정부 용역이 진행 중이고 온천수 치료를 표방한 재활병원이 곳곳에 둥지를 트는 등 보양 온천의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조건만 갖췄다고 유성특구가 저절로 명품이 되는 건 아니다. 주어진 기회를 잡으려는 행정 당국과 지역 각계의 노력이 수반되어야만 실현될 수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김철준 대한온천학회 이사는 “보양온천 활성화를 통해 잠시 들렀다가 가는 유성온천이 아니라 장기간 체류하며 온천수를 이용해 치료하고 휴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역 각계의 노력을 모아 보양온천 개념을 유성에 도입하고 도시개발 등을 유성특구를 재구성하면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충남대병원 조강희 재활의학과장은 보양온천과 재활, 여타 의료 상품을 합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음이 유성의 경쟁력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유흥시설이 밀집해 있는 봉명지구에는 재활 시설(병원)이 이미 3곳이나 있고, 다른 1 곳이 개원을 준비중이다.

조 과장은 “이외에도 유성 선병원이 노은동에 들어와 있고 충남대병원이 제 2병원 성격의 분원을 유성 지역에 개원을 준비하는 등 하드웨어가 자연발생적으로 구축되고 있음을 행정당국은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밭대 유병로 교수(환경공학과)는 “유성은 경부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 대전~진주고속도로, 공주~서천 고속도로, 대전~당진 고속도로와의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보양온천 개념을 도입하면 전국 최고의 휴양 의료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행정당국의 체계적인 계획수립을 주문했다. /오주영·강제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1.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아침밥 안 먹는 중·고생들… 대전 45% 달해 ‘전국 최다’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학생들의 건강 증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대전교육청은 바른 식생활 교육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6일 교육부 2024 청소년건강행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학생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지난해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학교의 중·고등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식생활, 정신건강 등에 대해 자기기입식 온라인조사를 통해 진행됐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아침..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