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균]60개국 중 59위, 우리나라 대학 구조조정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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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균]60개국 중 59위, 우리나라 대학 구조조정 절실

[시사에세이]김선균 우송정보대 교수

  • 승인 2009-08-17 15:05
  • 신문게재 2009-08-18 20면
  • 김선균 우송정보대 교수김선균 우송정보대 교수
우리나라 대학들의 위기는 대학 스스로 정부의 정책에 이리저리 끌려 다니면서 대학의 권위를 상실한 탓이 가장 크다. 정부의 대학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정한 기준 없이 바뀌었고, 대학들은 독자적인 발전방향을 세울 수 없었다. 그리고 이것이 교육시장이 개방되는 현재에 와서는 대학 자신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 김선균 우송정보대 교수
▲ 김선균 우송정보대 교수
일부 대학들은 학령 인구 감소로 학생 미충원율이 증가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대학들은 대학간의 통폐합 등 구조조정도 마다할 수 없는 입장이다. 서울의 주요 대학들도 외국의 주요 대학들과의 국제적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고등교육기관들은 이제 교육 경쟁력을 제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처지다.

교과부는 대학선진화위원회를 구성하여 부실 사립대학의 판정기준을 만들고 현지 실사를 거쳐 11월에 부실대학을 최종 판정할 계획이다. 독자적 생존이 가능한 대학은 경영개선을 유도하고 독자 생존이 어려운 대학은 합병 및 폐교 등을 통해 구조조정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한다. 위원회에서는 부실 사립대학의 증가는 고등교육 전반의 부실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만큼 사립대학의 구조조정은 대학 전체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대학의 구조조정에 접근하는 방식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유사 학문을 통합해 시너지효과를 유도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기존 학부제를 해체하고 학과제로 전환해 학과간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다. 외국 대학의 구조조정 예를 보면 2001년부터 추진된 일본의 `도야마플랜'은 재편성 통합정책으로 국립대학의 수를 12개나 감축했다. 지방의 국립대학교가 단과대학이나 국공립 의과대학을 흡수· 합병하였으며 국립대학과 공립대학간의 통합, 교원양성대학간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완료하였거나 진행 중이다. 사립대학은 동일 법인에 속하는 3개 대학을 합병하여 오사카국제대학으로 재탄생 시킨 사례가 있다.

`공정'의 중국은 1992년부터 2002년까지 총 733개 대학을 288개로 합병하였는데 이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구조조정, 종합대학화, 중점대학의 집중지원으로 이루어 졌다. 또한 세계적인 신기술 혁명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100여 개의 대학과 일부 중점학과를 육성하기도 했다.

국제적으로 많은 나라의 대학들이 이렇게 급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대학은 60년대 만든 학과가 커리큘럼 하나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을 모집하고 있고, 교과내용이 중복되는 학과 또한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

학과제 모집은 인기학과와 비인기학과 간 차이를 뚜렷하게 하여 구조조정의 명분을 제공 할 것이며 취업률, 재학률 등을 고려해 학과의 정원을 늘리거나 줄이는 방안이 강구될 것이 틀림이 없다. 구조조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학생은 배울 수 있는 학문의 폭을 넓히고, 교수는 가르칠 수 있는 학생의 폭을 넓힌다는 긍정적 사고 속에 대학내 공동 커리큘럼 개발도 고려해 봐야 한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과를 퇴출시키기보다는 특성화 된 분야에서 지역사회에 알맞으면서 작지만 강한 학과로 키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성공을 위해서는 경쟁력이 없는 대학은 스스로 문을 닫을 각오가 필요하다. 교수는 권력으로부터의 자유와 윤리적 엄격성의 자율로부터 익혀진 열매인데 대학의 구조조정과 자율성의 실패원인이 교수들의 이기주의적 발상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도 자성해보아야 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평가 자료에 따르면, 한국 대학교육의 품질은 조사 대상 60개국 중 59위다. 대학 진학률은 최고 수준이지만 사회적 요구에 맞는 인재를 공급하지 못하는 구조가 꼴찌를 기록한 이유다. 우리나라 대학들은 방만한 운영으로 학력 인플레이션만 유발했다. 한국의 대학들은 정말 변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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