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없는 `목욕탕 특구'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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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없는 `목욕탕 특구' 전락

<의료 휴양도시로 특화시키자> 1. 관광특구에 불이 꺼졌다

  • 승인 2009-08-16 15:12
  • 신문게재 2009-08-17 5면
  • 오주영.강제일.김경욱 기자오주영.강제일.김경욱 기자
먼저, 시리즈의 첫 시작으로 지난 주말 유성을 찾아 침체돼 가는 유성의 현 모습을 담아봤다.

지난 15일 오전 유성의 한 온천탕엔 부자, 모녀 등 가족단위로 온천욕을 즐기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온천탕 안에 들어가자 밖에서 보았던 이들이 서로 때를 밀어주며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가벼운 차림의 옷을 입은 이들은 온천욕을 즐긴 후 대부분 주변에 있는 자신들의 집으로 향했다. 고작 함께하는 것은 `점심 한 끼'였다.

주민 이모(54)씨는 “유성 온천을 자주 이용하기는 하는데 이는 집과 가깝기 때문이지 다른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친척들이 놀러 와도 유성 온천을 꼭 들려보자는 말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지역민만이 이용하는 온천탕으로 전락해버린 유성온천의 현 주소였다.

시간이 흘러 이날 저녁시간 유성의 주말 밤거리.

유성의 밤 문화 역시 옛 명성(?)은 사라지고 관광특구 유성의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성매매 업소 등 경찰의 유흥업소 강력단속으로 이 지역 20개소가 단속에 걸려드는 등 경찰의 단속이 이어지자 이곳을 찾던 `고객'들이 급감했다. 가요주점, 안마 등이 한데 모인 4~5층 이상짜리 건물 전체가 불이 꺼진 곳도 여럿 목격됐다.

잠시 걷다 소위 `삐끼(호객행위자)'를 만났다.

그는 자신이 “근처 주점에서 나왔다”며 “이곳에서 성매매를 하면 경찰들이 깔려있고, 걸리면 징역을 가야 한다”고 자신의 업소로 와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에게 유성의 현재 상권을 넌지시 물었고, 그는 “예전 같으면 우리는 이런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다, 경제난과 경찰의 단속이 맞물려 우리까지 힘들어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주말 밤거리임에도 불구, 문 내린 음식점 역시 유성 상권 위축을 보여줬다.

체류형 관광객이 늘지 않는 이상 숙박업소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특히 여관급 숙박업소는 영업하지 않는 곳도 여럿 감지됐다.

관광지라 불리는 도시에 있는 숙박업소가 휴가의 절정을 맞는 주말기간에 문을 닫는 아이러니가 연출되고 있었다.

민경용 유성관광진흥협의회장은 “가족단위 관광객을 잡지 못하면 관광업은 발전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경찰의 단속에 부정을 하지는 않는다”며 “그럼에도 오늘의 고통을 내일의 희망으로 제시해 줄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주지 않는 이 상황은 경찰의 단속이 단지 단속으로 끝나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천식 대전대 객원교수는 유성에 희망을 불어넣는 아이템을 제시했다.

신 교수는 “세계적인 추세로 보더라도 온천은 휴양과 치료로 가고 있는데 아직 유성온천은 보양 온천의 개념을 집어넣기에도 무리이며 현 추세라면 미래도 그리 밝지 않다”며 “웰빙 컨셉트에 맞춰 온천과 의료, 건전한 유흥을 접목시키는 프로젝트를 유성구와 대전시가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주영·강제일·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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