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기 신한은행 대전충남본부장 |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거품 우려가 커지면서 통화 재정 정책의 축소를 의미하는 출구전략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 단초를 제공한 미국의 경제위기를 시발점으로 각국에서는 경기를 부양코자 금리를 낮추고 세금을 줄이는 등 통화량을 늘려왔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단기적인 처방에 지나지 않는 순간적인 조치라는 것이 문제가 된다. 세계경제 출구전략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것은 세계경제가 바닥을 쳤거나 바닥에 근접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현재 입장은 경기회복진행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출구전략을 준비하되 아직 본격적으로 실행할 단계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긴 하지만 확실한 경기회복 신호로 받아 들이기는 이르며 경기회복 기조가 확실해질 때까지 적극적인 재정, 통화정책이 아직까지는 필요하다.
정부는 최근 일부 금융 및 실물지표의 호전은 위기극복을 위해 올 예산의 70%를 이미 지출한 적극적인 통화량 공급정책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경제 회복에 있어 국내외에 지속 가능성의 불확실성이 있어 아직 민간부문에서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등 어려움이 상존해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창출 프로그램을 지속해 서민경제에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지금까지 견조한 경기 회복세가 3분기 이후에도 지속 될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추진한 확장적 재정 통화정책의 기조를 전환해 출구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통화안정증권 발행으로 17조 가량을 거둬 들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금융당국에서도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방안을 놓고 고심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출구전략이 광의적 의미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있다.
현재 각 국에서 출구전략 논쟁이 가열되고 있고 시행방법과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출구전략이 논쟁거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과거 일본의 경우와 같이 경기회복 자신감으로 조기 출구전략 실행 즉 소비세 인상, 금리인상 등으로 지난 10년을 잃어버려 오늘날까지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이르면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수 있고 종전 미국 경우를 보더라도 조금이라도 늦으면 경기과열로 거품이 발생하고 거품을 제거 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하는 중대한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세계 각국과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경기 부양책을 쏟아 냈고 이제는 시간이 지나 조금씩 세계경제가 되살아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출구전략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목소리가 커져 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출구 전략논의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서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의 특성상 글로벌 경기회복 조짐에 따라 국내 경기를 예상할 수 밖에 없는 특수성도 감안해야 하는 처지다. 주요국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돼야 출구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경제가 경기침체나 인플레이션을 겪지 않고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정책 당국자의 현명한 대응정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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