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의 계절 털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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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의 계절 털과의 전쟁

남성들도 제모열풍 피부과 `만원사례'

  • 승인 2009-08-13 18:04
  • 신문게재 2009-08-14 5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회사원 김 모(여·27)씨는 몸매에는 자신 있지만 잔혹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얼마 전부터 팔과 다리, 이마는 물론, 구레나룻과 콧수염의 털들이 화장이나 스타킹으로는 가릴 수 없을 만큼 짙어지고 길어졌기 때문이다.

공무원 유 모(28)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남성이지만 팔과 다리에 거뭇거뭇한 털 때문에 사회생활에 위축감이 들 정도다. 유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피부과에서 제모 클리닉을 받는다.

그래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 일쑤다. 털이 많으면 노출이 많은 여름철 대인 생활에 자신감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노출의 계절, 털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자신의 몸에 난 털을 수치스러워 하는 것은 예전엔 여성에만 해당됐다.

`비단' 같은 피부에 털을 노출시키는 것은 자신의 신체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까지도 털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를 쉽지 않게 볼 수 있다.

수영장, 해변 등 맨살을 드러내야 하는 곳을 갈 때에는 남성들도 털을 감추고 싶어 한다. 때문에 사활을 건 제모 열풍이 일고 있다.

최근 피부과에는 레이저 등을 이용한 최첨단 제모 열풍이 일고 있다.

A피부과 관계자는 “요즘에는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까지도 어떻게 하면 겨드랑이 등에 난 털을 제거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이 온다”며 “제모 환자들로 병원이 북새통을 이루기 일쑤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피부과를 찾는 제모 환자들 중의 절반은 여성이 아닌 남성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털에 대해 관대했던 남성까지도 남에게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신경쓴다는 의미다.

레이저를 이용한 제모는 피부에 레이저를 쬐면 털의 멜라닌 색소에 집중된 레이저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면서 털이 파괴되고 주위의 모낭 세포가 열에 의해 손상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는 시술이 간편하고 짧은 시간에 넓은 부위의 털을 제거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최근 시내 피부과에는 여성뿐만이 아니라 남성까지도 이를 이용해 제모하려는 환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을지대학병원 피부과 이중선 교수는 “개인적으로 족집게를 이용하는 제모는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병원에 나와 전문의와 제모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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