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기 대전대교수·한국정치정보학회장 |
우선 사업에 대한 우리의 준비가 미흡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자기부상열차도 그렇고 로봇단지도 그렇고 이번의 첨단의료도 우리 지역이 가지는 능력과 잠재력, 그리고 역량이 혹시 부족했던 것일 수도 있다. 비록 이번 선정에서 탈락했지만, 이제 냉정하게 국책사업으로 이들 사업을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는 우리의 역량을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 지역에 대덕연구단지가 있고 대덕특구가 있다고 하지만, 과연 우리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지도 반성해야겠다.
역량과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그리고 로봇과 첨단의료에 대한 과학적인 기술이 축적되어 있는지도 고려해야 하고 또 그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행정력과 그 밖의 지원능력도 있는지 정말 세심하게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냥 막연히 우리 지역이 선정되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는 우리가 그런 국책사업을 유치할 수도 그리고 감당할 수도 없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우리의 능력을 과신한 것이 아닌지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여러 국책사업에 선정된 지역을 보면 나름대로 우리보다도 더 열심히 노력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국책사업을 유치한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자체적인 역량이 부족하면 인근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과 공조를 통해 역량을 키워왔다. 이번에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선정된 대구와 경북지역만 보더라도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를 위해 상호협력 해왔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선정되지 못했기 때문에 후발주자로 유치에 참여했고 그 과정에서 특정 정치인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비난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록 뒤늦게 유치작업에 참여했다고는 하지만 분명히 우리보다 무엇인가 우수했다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제 이번 정부의 어쩌면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비즈니스 벨트의 선정만이 남아 있다. 과학비즈니스 벨트는 기필코 우리 지역으로 유치되어야만 한다. 대덕특구와 대덕연구단지가 지닌 30여 년이 넘게 축적된 과학적 연구성과를 국가의 성장동력으로 산업화하고 이를 비즈니스와 연계시켜야 할 필요성은 국가의 과학비즈니스 벨트 선정계획이 있기 전부터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논의되고 또 노력해왔던 사업이다.
이런 점에서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우리 지역이 과학비즈니스 벨트 선정에 있어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국책사업만큼은 다른 지역에 빼앗길 수 없다. 만약 대전 단독으로 역량이 부족하다고 하면 충남과 더 나아가서는 충북과도 연계하는 전략적 고려도 해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가 가진 역량과 잠재력을 총동원해야 함은 물론이고 대전시와 충남도 그리고 충북도까지 지방정부 간의 협력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행정적인 뒷받침은 물론이고 정치권도 이제 발 벗고 나서야 할 때다. 과학비즈니스 벨트의 유치는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생각하기에 앞서서 우리 지역의 사활이 걸린 문제임을 인식하고 총력을 다해야 할 때다. 이제 남아 있는 것은 과학비즈니스 벨트 유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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