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구]미리 가본 일본 총선거

  • 경제/과학
  • 건설/부동산

[이인구]미리 가본 일본 총선거

[기고]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 승인 2009-08-13 13:35
  • 신문게재 2009-08-14 20면
  •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필자는 지난 7월 하순에 신병치료차 일본 동경에 일주일간 머문 일이 있다. 그 무렵 일본은 국회(중의원)를 해산, 오는 30일에 총선거를 실시하기로 하고 온통 총선거 분위기에 휩싸여 요동치고 있었다. 7월 초의 동경도의회를 비롯한 주요도 · 현의 지방선거, 중의원 해산 단행, 7월 13일의 5대 지방도지사 선거 등 정치계가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었다. 동경도의회 선거결과 야당인 민주당이 단독집권이 가능한 과반수를 훨씬 넘어 당선되었는가하면, 과반수를 점유하고 있던 여당은 참패하여 3분의 1정도의 의석으로 가라앉고 만 것이다.

▲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
또 7월 13일에 실시한 5대 지방지사 직선에서 5명 중 4명이 민주당에서 승리하는 전과를 올렸다.

요코하마의 민주당출신 시장은 아직 임기가 1년이 남아있는데 전격적으로 시장직을 사임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은 지금 사임하면 오는 30일에 실시하는 중의원 선거에서 새 시장을 병합선거로 실시하게 되는 제도를 노리고 그 때 일본 3대 도시인 요코하마출신 중의원을 싹쓸이하고자하는 전략적 용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일본은 양력 8월 15일이 오봉(추석)명절이고 거의 10일간의 연휴가 이어져 이 연휴기간에 일본의 정치적 운명은 화끈하게 바뀌고 만다는 소문이다. 이러한 정치정세를 가리켜 일본의 언론은 이번 여름선거는 건곤일척의 정권쟁취를 위한 “하투전쟁”이라 표현하고 있다.

일본야당인 민주당은 총선전략과 선전 또한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 반하여 여당인 자민당은 소극적 반론으로 수세에 몰려 대항하고 있는 꼴이다. 왕년의 정치실력자였던 고이즈미 전 총리(현 중의원 의원)는 이번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이번에는 자민당도 정권이양을 각오해야한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정권탈취를 눈앞에 둔 민주당이 내세운 선거공약을 정리하면 대요가 다음과 같다.

반세기에 걸친 지루하고 지긋지긋한 장기집권을 청산하자 일본정치는 곪을대로 곪고 썩어가고 있다. 이를 올바르게 고치자 대수술을 요하는 국민연금위기, 기업회생과 고용위기를 과감하게 수술할 수 있는 힘은 민주당만이 가지고 있다 명색이 내각책임제인 일본은 정치본산이 의회가 아니라 공무원집단이 좌지우지하는 공무원공화국이 되고 말았다. 이를 원위치로 돌려놓겠다 중고등학교 수업료를 100% 면제하고 학교급식을 국가가 책임진다 기름특별소비세를 없애고 기름 소비자값을 반 이하로 줄이며, 고속도로통행료도 반 이하로 줄인다(일본은 기름값과 고속도로통행료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소득 서민에게 주는 생계보조금(한화로 약 15만원/월)을 배로 올리겠다 민주당 공천기준은 참신한 젊은이를 많이 등용하고 여성 의원비율을 높이겠다 등등 서민대중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

반면 집권자민당은 민주당의 그런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될 것이 뻔하다. 그런 공약을 실천할 재원(財源)이 어디에 있고 경제발전은 무슨 돈으로 이어나가겠는가 하고 민주당에 공개답변을 요구하며 반격한다.

이에 대하여 민주당은 자민당이 아직까지 장기집권의 오만에 빠져 반성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그러한 재원은 반세기에 걸친 장기집권의 산물로 정부곳곳에 숨겨져 있는 재원만 발굴해도 가능하다고 반격한다.

불과 십여년전에 집권자민당의 요직지도층에 있던 오자와 이치로 일파의 비주류 수십명이 자민당을 탈당하여 만든 민주당이 이제는 큰 집을 뒤엎는 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그들은 보수일색의 정견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런 색깔면에서는 자민당을 압도하고 있다. 하나의 집권정당이 수의 논리에 취하여 당내결속을 게을리 한다면 그 결과는 일본의 이번 사태가 큰 교훈이 될 것이다.

일본 지식층은 차제에 일본도 미국처럼 건전한 양당제도를 육성해서 일당의 장기집권을 국민의 힘으로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정착이 필요하다고 내다보고 있다한다.

8월 30일에 있을 일본총선거를 우리는 타산지석으로 보아야하는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3.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선배시민이 지구를 지킨다’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