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축제의 형태들은 잘 알려진 경우도 있고, 축제라는 이름을 가지지 않고 변용된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나 도시의 생명력처럼 축제는 생략될 수 없는 이 시대의 과제다.
▲ 박헌오 동구 부구청장 |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도시는 자랑스러운 축제를 가지고자 한다. 그 도시의 역사와 시민적 정서를 잘 수용하여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든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도시민에게는 즐거움과 참여의 보람을 안겨주고, 대내외적으로는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올 수 있는 생산적 축제가 된다면 성공을 거둔 축제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 대전시민들이 기대하고 갈망하던 축제의 새 장이 열린다.
`대전역 0시 축제'는 대전의 대표적 축제 브랜드로 자랑스럽게 성장시킬 수 있는 소재라는 확신을 가진다. 설령 첫해의 축제규모가 작고, 참여자들의 의욕도 충분히 일어나지 못하는 등, 기대에 미달하더라도 장차의 성장 가능성과 희망이 충분하다고 믿는다.
근대도시 대전의 정서적 고향인 `대전 역'과 `대전 발 0시 50분'이란 소재만 가지고도 많은 기성세대의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젊은이들의 열정과 끼를 발산하는 0시의 정서를 수용하는 축제가 성립된다면 낭만적인 화두가 될 것으로 믿는다.
그럴 뿐만 아니라 중부권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가진 중앙시장은 세상의 모든 상품 물목들을 거의 다 갖추고 있는 유서깊은 전통시장이므로 상인들이 축제에 성의껏 참여만 해준다면 풍부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성공적인 축제를 계기로 시장을 활성화 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또 한쪽에는 허준의 동의보감이나 이제마의 사상의학을 줄줄이 꿰고 있는 명의들이 신통하게 병마를 치료하던 거리이자, 금산인삼을 비롯한 한국의 질 좋은 약재 시장으로 명성 높던 대전 한의약 거리에서 열리는 한의약 건강체험축제 또한 흥미로운 즐길 거리다.
이제 한국 철도의 본부 청사가 대전역사 내에 건축을 끝내고 입주를 준비 중이고, 대전역세권 종합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목척교 르네상스 사업 추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데, 때를 같이하여 여기에 문화의 숨결을 불어넣고, 아름다운 도시의 창조적 에너지가 될 `대전역 0시 축제'의 시작은 의의 있는 일이다.
이 같은 당위성에 걸 맞은 축제를 만들기 위하여 그동안 준비를 끝내고 바로 14일 대전역에서 중앙로 목척교까지 구간에서 대전역 0시 축제를 개최하게 된다. 대전의 각 고등학교 동창회의 옛 교복과 그리운 교정을 배경으로 교가를 부르며 중앙로에 만들어진 무대에 등장하고, `대전 발 0시50분 트로트 뮤지컬'이 울려 퍼지며, `한여름 밤의 추억여행'에 이어서, 해방의 그날을 상기하며 하늘 문이 열리는 `0시의 멀티미디어 쇼'를 즐길 수 있다.
또 대전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맛보았던 추억의 가락국수의 추억을 다시금 느끼는 것을 비롯해 갖가지 면 요리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중앙시장에서는 점포마다 세일 행사가 이어지고, 한약 거리에서는 한의약의 신비로운 체험행사와 시약행사가 제공된다. 이번 축제에서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충분히 대전다운 축제의 소재로 키워나갈 수 있으리라.
새로운 축제의 탄생에 대한 관심과 희망을 함께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속에 `대전역 0시 축제'를 계기로 찬연한 축제의 역사가 싹트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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