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농약과 살충제의 신봉자였던 임 원장은 2001년부터 곤충을 기르며 곤충 마니아이자 생태주의자가 됐다.
“저도 그렇고 함께 시작한 농민들도 그렇고 5년동안 곤충에 나의 모들 것을 바쳤습니다. 당시 주위 사람들이 미쳤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임원장의 인생과 철학이 담긴 부여곤충나라는 말 그대로 살아있다.
이곳에 가면 관람객들은 유리상자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사는 곤충과 벌레를 만지고 볼 수 있다.
자연스런 환경이 만들어지자 이곳은 교육용으로 기르는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나비 등의 곤충은 물론 수백 종의 곤충과 벌레들의 삶터가 됐다. 이어 그를 먹이로 하는 개구리와 두꺼비에다 사슴과 고라니까지 먹이를 구해 찾아들기 시작했다.
임 원장은 부여곤충나라를 운영하면서 농사를 지을 때 알 수 없었던 자연계의 섭리를 깨달았다. 장구벌레와 개구리의 관계가 그랬다.
그는 개구리가 알에서 올챙이를 거쳐 개구리가 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20여개의 플라스틱 수조를 만들었다. 처음에 개구리 알을 떠다 넣었지만 조금 지나자 그럴 필요가 없었다. 수조에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가 생기자 개구리가 스스로 찾아와 알을 낳았다. 장구벌레는 올챙이의 먹이가 되기 ?문이다.
“여름에 이곳을 찾은 분들이 저수지가 가까운 산골임에도 모기가 생각보다 적다고 얘기를 합니다. 이처럼 자연은 스스로 정화하는 힘이 있어요. 하지만 사람은 기다리지를 못 합니다. 개구리가 오기도 전에 장구벌레를 죽이는 약을 칩니다. 장구벌레는 다 죽지 않습니다. 개구리만 다 죽어요. 여름이면 모기가 들끓게 되는 겁니다.”
생태체험관을 운영하면서 그는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기다림의 미학에는 묘한 기운이 들곤 한다.
“곤충이 없으면 사람도 살 수 가 없습니다. 살충제를 팔다 곤충을 기른다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많이 죽여 본 사람이 살리는 일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임 원장은 오늘도 사슴벌레와 장수벌레 등 곤충체험장에서 그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너는 어떻게 태어났느냐고… 불편한 점은 없느냐고….” /부여=여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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