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지역 화랑계에 따르면 지역 화랑 중 이번 달에 기획전을 열고 있는 화랑은 전체 화랑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익창출을 위한 대관전마저도 없어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인 화랑들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화랑들이 커피숍, 북카페 등의 형태로 변하고 있지만 이익창출보다는 본연의 역할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더 크다.
문제는 지역 화랑들의 위기가 곧 지역 미술의 발전담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지역 작가들을 발굴해 다양한 기획전을 열어야 할 화랑들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대관전 위주로 전시를 이어가면 전시의 질적 저하는 불보다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또 지역 화랑의 위축은 미술 시장도 축소해 역량 있는 지역 작가들을 서울권 화랑으로 빼가는 등 지역 인재 유출마저도 야기되고 있다.
지역 화랑 한 관계자는 “화랑들이 기획전과 함께 대관전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지역 화랑이 살길을 찾아야겠지만 지자체의 현실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역 미술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기획전 유치로 눈길을 끌었던 한 갤러리가 최근 임대료 문제로 폐관 위기를 맞았었다고 들었는데 현재 지역 화랑의 모습인 것 같아 씁씁했다”며 “지역 미술시장이 활성화되려면 화랑의 역할도 큰 만큼 지원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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