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길 산림청 차장 |
지난 60여 년간 국민과 정부가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에 정성을 쏟아온 결과, 숲의 울창한 정도가 산림청 개청 당시인 1960년대는 ha당 9.6㎥에 지나지 않았으나 광복 64주년을 맞는 오늘날 우리의 산은 2008년 말 기준 ha당 104㎥에 이르러 10배 이상 증가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지만 적어도 우리의 강산만큼은 국가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다. 그러나 국민과 정부의 끈기 있고 정성어린 나무심기 노력으로 국토를 여러번 탈바꿈 시킴으로써 오늘날 세계가 인정할 만큼 한반도 생태계를 다양하고 건강하게 만든 것은 물론 국토를 푸르고 아름다운 금수강산으로 만들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인류 역사를 살펴볼 때, 산림이 무성하고 치산치수(治山治水)를 지혜롭게 잘 했던 시기는 나라가 융성했던 반면, 산림이 피폐되고 이를 제대로 관리·보존하지 못했던 시대는 민생이 고난을 겪고 나라가 침체 됐다. 종국에는 국가의 존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인류 역사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인류 역사의 4대 문명 발생지 중 하나인 나일강 상류의 경우,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피라미드 등의 거대한 석조 건축물 축조와 전쟁에 대비한 전함 등을 건조하기 위해 산림을 무분별하게 벌채함에 따라 토지가 황폐해져 더 이상 문명을 지탱할 수 없게 됐다. 또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역시 찬란한 문명을 간직하였으나 자연을 거스른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현재는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 없는 모래 속 유적으로만 남겨져 있다.
18세기 프랑스의 대표적 낭만주의 작가인 샤토브리앙(Chateaubriand)이 남긴 “문명 앞에는 숲이 있고 문명 뒤에는 사막이 남는다(Forests to Precede Civilization, Deserts to Follow)” 라는 명언은 이러한 인류의 역사적 교훈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렇듯 숲은 태고부터 인류의 의식주를 해결하는 원천이자 생활의 터전이었고 산업사회를 거쳐 첨단 정보사회로 발달하고 있는 지금도 유무형의 가치를 창출하는 자원의 보고(寶庫)로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의 숨결이 그대로 배어 있는 곳이다.
최근 국제적으로 산림은 단순히 녹색자원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는 유일한 탄소흡수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서도 지구환경의 핵심자원으로서 인정할 만큼 사회·문화·환경·생태적으로 인간의 삶과 지구환경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그 역할과 가치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국내적으로도 산림은 우리 국민에게 있어서 맑은 물, 깨끗한 공기, 재해방지, 휴양공간 등을 제공하는 국토환경자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마음 가득히 정서를 나누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꿈을 설계하고 펼쳐나갈 수 있는 미래 설계의 공간과 마음의 고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산림을 조성하고 건강하게 가꾼다는 것은 단순히 산을 푸르게 한다는 의미를 넘어 지구 생태계를 지키고 우리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또 지구촌의 미래를 위한 것이며 앞으로 우리 삶의 모습을 결정하는 숭고한 의식과도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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