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권 대전 중구청장 |
일제시대 어느 도시 장터에서 만세운동이 벌어져 어른들이 `대한독립 만세'를 불러 일본인 순사가 출동하여 검거하려고 하는데, 그중에는 열 살 먹은 여자아이가 어른들 속에서 만세를 부르고 있었다, 일본인 순사가 어이가 없어 “꼬마가 무슨 의미를 안다고 만세를 부르냐”고 묻자, 그 여자 아이는 당당하게 “우리 어머니는 밤에 바느질을 하다가 바늘 한개만 잃어버려도 밤을 새워 찾거늘, 내가 왜 만세 부르는 의미를 모르겠느냐”고 대답해 일본인 순사를 감탄케 했다고 한다.
50년대 전쟁을 거쳐 60년대 식량이 부족한 보릿고개를 겪으면서도 우리 어르신들은 자손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결과, 한국은 지구촌에서 전쟁을 겪은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선진국을 바라보는 경제대국이 되었다.
60년대에는 학교를 다닐 때 유달리 `애국(愛國)'이라는 말을 많이 썼다. 국산품 애용에서부터 물 한 모금, 전기 한등 아껴 쓰는 것 등을 애국과 연결시킨 것이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흥청망청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으로 내핍을 강조했다. 88올림픽 이후 자가용이 급격히 늘고 단군 이래 최고로 잘 사는 태평성대라고 자랑하며 소비가 급격히 늘더니 마침내 된서리를 맞았다. 세계화를 내세우면서 마치 선진국이 다 된 것처럼 외국여행을 권장하며 흥청망청하다가 98년경에 IMF라는 국가 위기시대를 맞은 것이다.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대거 생기고 가정파탄에 노숙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비극이 벌어져 일부 남미 등 외국의 경제파탄 나라의 전철을 밟지나 않을지 걱정하며 나라는 풍전등화의 운명이었다. 그러나 역시 한국인들은 대단한 애국심을 발휘하여 경제위기를 잘 넘겼다. 국민적인 금 모으기 운동에서부터 기름 한 방울 아끼는 정신으로 달러를 모아 짧은 기간에 국제적인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올해도 8·15 광복절이 어김없이 돌아온다. 매년 광복절이면 각종 행사를 벌이지만, 형식적인 행사가 되기보다는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행사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중구에서도 13일 금요일 오전 10시에 제64주년 광복절을 기념하는 `태극기와 함께 하는 나라사랑운동'을 서대전시민광장에서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참여한 시민들이 직접 색을 입히는 초대형 태극기(37.5m×25m)가 현장에서 만들어진다. 또한 일제 강점기의 사진을 보고 시가행진도 겸하며 일제 하의 독립운동 분위기를 체험할 예정이다.
지금이야 자유롭게 만세를 부를 수 있지만 일제시대에는 목숨을 내걸고 불러야 했던 피 끓는 애국정신을 오늘에 되새겨보고 어려운 나라를 살리는 애국운동에 동참할 각오를 해봄도 좋을 듯싶다.
현대의 진정한 애국자란, 자기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각 분야에서 정직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되어 맡은 역할을 잘 해야 나라가 잘 돌아간다. 학생의 경우엔 “열심히 노력해서 세계적인 인물이 되고 노벨상도 받아서 우리나라를 빛내겠다”는 정신이 필요하다.
광복절을 앞두고 나라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각인해본다. 나 혼자 잘 살 수는 없다. 우리 동포가 이웃에서 도와주기 때문에 다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고마움을 한시라도 잊지 말고 서로 베풀면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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