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조폭구역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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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조폭구역 무너졌다

  • 승인 2009-08-05 17:47
  • 신문게재 2009-08-06 5면
  • 김경욱 기자김경욱 기자
넓은 지형과 도·농이 공존하는 특성이 있는 충남에서 활동하는 조폭도 대전 조폭 못지않게 활동반경이 좁아지고 있다.

세력은 예전보다 약해지면서 조폭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속칭 ‘나와바리(구역)’는 무너지고 있다.

반면, 넓은 지형상 산재해 있기도 하며, 이들은 사기도박, 불법사채 등 기존과는 다른 경제형 범법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 또한 현 상황이다.

5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역 내 경찰의 조폭은 조직수 17개 파에 283명에 이른다.

이 중 상권과 기업활동이 활발한 천안과 아산, 해수욕장 등을 끼고 있는 보령과 서산, 기존 세력이 유지되는 공주 지역이 조폭의 주요 활동 반경이다.

그 이외 지역은 대부분 소멸되거나 명패만 내걸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충남 조폭의 특징은 이들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몇 년 전만 해도 천안의 주요 파인 송악파와 미도파 간의 활동구역이 명백히 그어져 있어 담당지역을 넘어서면 이권다툼 등이 비일비재했다.

공주의 주요 두 개 파인 거지파와 금잔디파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일선 경찰들의 전언을 들어보면 조폭 간에 소위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하부조직을 중심으로 ‘친구’ 같은 인맥을 쌓고 있는 것이다.

이는 ‘1970년생 모임’등 계파를 뛰어넘는 모임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에서 나타나고 있고, 이권다툼이 줄어듦을 의미하고 있다.

또한, 경찰 관리를 받는 대부분 조폭은 경찰이 자신들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는 불법활동을 움츠러들게 하는 원인 중 하나로 뽑힌다.

하지만 이권다툼, 유흥업소 착취와 같은 기존의 조폭 범법행위는 아니더라도 조폭의 행위는 계속해서 경찰에 감지되고 있다.

눈이 잘 띄지 않은 곳에서의 도박행위, 불법사채 등이 그것이고, 농촌을 중심으로 한 조폭 과시 후 착취가 또 다른 유형이다.

도박, 불법사채 행위는 매달 경찰에 대거 걸려들고 있다.

지난 6월 사기도박 등으로 천안에서 조폭 및 추종자 50여명이 무더기로 검거된 것, 5월엔 아산의 A 파가 불법 대부업을 행해 110명의 피해자를 발생케 한 것이 대표적이다.

4월에도 공주에선 산속이나 가든을 돌며 속칭 ‘도리 짓고땡’ 도박을 한 조폭 16명이 검거되기도 했으며, 3월엔 도내 모 자동차 공장에서 조직폭력배가 개입된 사기도박단이 경찰에게 붙잡히기도 했다.

2월 역시 천안에선 아파트 등지에서 사기도박을 주도하고, 불법 대부업까지 한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의 추적수사에 속속 걸려들었다.

지난 4일 연기경찰서가 붙잡은 용 문신을 보여주며 조폭임을 과시하며 금품을 뺏은 행위, 6월 공주에서의 조폭 괄시 후 금품착취 행위 등 또 다른 유형 역시 농촌을 중심으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충남청 강력계 관계자는 “예전과 같은 이권개입 등은 거의 사라졌고, 경찰의 강력단속으로 조폭의 활동반경 역시 많이 위축되고 있다”며 “경찰은 현재 서민을 착취하는 민생침해 조폭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도 “서울이나 부산 등과 달리 충남 내 조폭은 예전보다 그 세가 많이 약해졌고, 조폭의 상징이었던 구역간 다툼이 사라지면서 조폭 스스로 와해되는 경향도 있다”고 전했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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