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대전지역 내 조폭의 활동반경이 좁아지고 있다. 소위 그들이 활동할 만한 돈 나오는 거리가 없어지는 것이다. 대전경찰이 중점적으로 단속하는 성매매, 사행성 게임장 단속에 대한 경찰의 칼날도 조폭들의 활동 공간을 크게 줄이는 첨병이 됐다는 평이다.
4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대전지역 내 대전경찰이 관리하는 조폭은 9개 조직에, 구성원(관리대상) 124명, 추종세력 132명이다.
조폭 면면을 보면 50년 태동한 신안동파, 86년 시작된 진술이파, 90년 첫발을 내디딘 양석이파, 91년 온천파, 96년 왕가파 등이 비교적 오래된 조폭이다. 이외는 2001년 신탄진파, 2004년 신유성파, 2005년 한일파와 신왕가파가 활동하고 있다.
신·구가 확연히 구분되며, 근래에 생긴 신유성파와 한일파가 활동반경이 제일 넓다. 하지만 이와 같은 수치만으로 조폭의 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경찰에선 기존 조직폭력배가 활동을 안 한다 할지라도 상당기간 동안 관리대상에서 뺄 수 없는 상황으로, 경찰 관리대상 조폭이 줄어드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조폭의 활동반경은 그들이 일으키는 범죄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수년 전만 해도 유천동 집창촌에선 유천동 내 토착 조직폭력배와 새로운 조직폭력배의 세력 다툼으로 인한 이권다툼이 비일비재했다. 세를 키우고 유지할 수 있는 `돈'이 나오기 때문이다.
유성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의 유천동, 유성 등지의 기업화되고 조직화된 성매매업소와 사행성게임장 등 풍속·유흥업소 집중단속은 이들에게 직격탄이었다.
예전과 달리 아파트 수주 등에서 이권에 개입할 개연성도 적어지고, 가장 큰 수입처인 사행성게임 `바다이야기'가 몰락한 마당에 성매매업소와 사행성 게임장 단속은 이들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최근 들어 `인사하지 않았다', `술 마시고 열받았다'식의 범죄만이 발생할 뿐 세력확장을 위한 이권다툼으로 인한 조폭 간의 다툼은 지역 내에서 벌어지지 않고 있다.
단, 축소되는 지역 내 조폭으로 인해 타지역 조폭의 대전행이 속속 목격되고 있다. 지난 6월 드러난 서울의 I 파의 대전지역 폭력조직으로부터의 향응접대, 부산 A파의 대전에서 차량 빼돌리기 등이 대표적인 사건이다.
대전경찰청 양희성 조직범죄수사팀장은 “경찰의 유흥업소 집중단속, 조폭 집중관리와 경제난 등이 맞물려 대전 내 조폭 활동이 뜸해진 것은 사실이다”며 “공단 등이 들어서면 유흥가와 조폭이 같이 생기기 마련인데 대전에선 이런 곳이 거의 없고, 경찰 내에서도 조직폭력 검거를 가장 우선적인 업무 중의 하나로 생각하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타지역 조폭의 지역 내 활동 역시 예의 주시하며 관리, 단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욱 기자 dearw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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