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등에 따르면 올 3월께무관 승진자 13명 가운데 본청 소속은 9명, 서울청은 3명으로 92.7%를 차지, 승진자리를 독식하다시피 했다.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대구청에서 경무관 1명을 배출했을 뿐이다. 승진 대상자별로 분석하면 지방 경찰의 소외감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 초 인사에서 본청에서는 대상자 25명 가운데 36%가 승진했으며, 서울청은 대상자 중 7.7%가 별을 달았다.
반면 15개 지방청에서는 146명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슴을 졸이며 기다렸지만, 승진 비율은 단 1%에도 못 미쳤다.
대전 충남 지휘부도 모두 서울에서 별을 따고 내려왔다.
유태열 대전청장과 강기중 차장은 각각 서울청 정보2과장, 보안과장 시절 승진했다.
박종준 충남청장은 본청 혁신기획과장, 안재경 차장도 본청 수사과장을 지내며 경무관이 됐다.
대전 충남에서는 정년퇴임 한 이종기 전 충남청 차장이 수년 전 충남청 정보과장 자리에서 경무관이 된 케이스가 유일하다.
경무관 되려면 서울로 가라는 우스갯소리가 결코 허언(虛言)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사정이 이쯤 되자, 대전 및 충남청에서 경무관 승진을 노리는 총경들은 본청 또는 서울청으로의 전출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인사철만 되면 모든 인맥과 학연을 동원해 두 기관의 `한 자리'를 헤집고 들어가려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지방 근무 핸디캡을 극복하려는 노력도 감지된다.
충남에서 지난 2007년 총경으로 승진한 A 씨도 경무관을 달기 위해 경찰청과 서울 본청 근무를 자원, 현재 서울청에 전입한 상태다. B 경정은 올 초 서울 형사정책연구원으로, 비슷한 시기 C 경감은 해외 유학길에 오르며 `스펙' 쌓기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고위직 인사에서 본청과 서울청 독식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 탓에 지방에 근무하는 직원의 사기 저하는 물론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되고 있어 반드시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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