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표]채권확보 목적의 집회신고 지양

[독자투고]홍진표 대전동부경찰서 정보과 정보관

집회ㆍ시위는 여러 사람이 어떤 목적을 위해 일시적으로 모여 위력이나 기세를 떨쳐 보임(명사)을 지칭한다. 이에 집회및 시위에관한법률 제6조는 집회를 주최하려는 자는 일시, 장소, 목적, 주최자, 참석 예정인원 등을 적은 신고서를 집회나 시위를 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서에서 집회신고를 받다보면 개인이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하거나 공사대금 또는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 등 다분히 채권ㆍ채무 목적으로 신고하는 일이 자주 있다. 채권자로서는 집회 목적이 채무자를 압박해 변제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로 집회신고를 접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 돈을 받아내려는 주체가 영세하거나 영세업자로 집회 개최 시 채무자와의 감정이 격해져 다툼이 발생하곤 한다. 더 나아가 폭력사태로 번지거나 채무자에게 신상모독, 명예훼손, 영업장에서의 업무방해 등으로 자칫 본래의 채권확보 보다는 형법상 처벌(모욕죄, 명예훼손 등)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채권ㆍ채무 목적으로 집회를 개최하여 낭패를 보기 보다는 법률구조공단을 통한 무료법률 구조를 받거나, 임금체불의 경우 노동부 신고 등 현실적인 채권확보에 치중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민주사회에서 정당한 절차에 의한 집회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집회만 하면 못 받던 돈도 받아낼 수 있다는 식으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수단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그로 인해 빚어지는 행정력의 낭비를 줄이고 이해 당사자가 원하는 행정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도 집회 신청은 사려 깊고 절제된 가운데 행사돼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