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연꽃축제기간에 2박3일 일정으로 진행하는 행사의 둘째 날에 굵은 빗방울을 친구삼아 찾아간 궁남지 행사장은 비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궁남지 주변에 조성된 백련과 홍련의 청초한 이미지를 마음에 품으려 바쁘게들 움직이고 있었다.
차를 타고 가며 이런 저런 생각에 그림축제의 주 행사는 빨리 끝내고 젊은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막걸리파티나 아니면 주변관광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지 않을까?, 아니면, 첫 번째 개최되는 그림축제행사가 연꽃축제의 작은 부분에 구색맞추기식의 행사를 위한 행사는 아닐까 하는 등의 우려 반 기대 반은 기우였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20여 팀의 대학생들은 작업에 심취해 있었는데 진행 중인 작업들을 살펴보면서 각 지역마다 수없이 개최되는 크고 작은 축제를 위한 축제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신선한 충격을 받기에 충분했다.
전국의 10여개 대학에서 참여한 미대생들이 3명이 한 팀이 되어 주최 지역과 연관된 작품의 주제를 주최 측에서 제공한 150여호(227X145cm)의 대형화판에 준비된 여러 가지의 재료로 현장에서 작업을 진행하면서 팀원 간 소통을 통해 축제에 함께한 관람객들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 관객들로부터 이런저런 평을 들으며 작업에 대한 설명도해주고 자신들이 파악한 지역의 이미지를 쉼 없이 펼쳐 보여주고 있었다.
필자가 찾은 날은 행사 둘째 날 오후라 70~80%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은 관객과 소통을 이루면서 진지하게 제작되고 있었으며 관객이 직접 대학생들과 함께 창작과정에 참여하거나 주변에 재활용품을 모아 작품에 활용하기도 하고 백제의 역사 속에서 오늘은 재조명해보는 작업 등 다양한 시도의 한국화, 서양화, 입체 조형적 작업들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번행사는 부여 미술협회에서 기획하여 지역의 특색이 고려된 3개의 각기 다른 주제를 제시하여 1차 작품구상도를 응모 받아 심사과정을 거쳐 본선에 참여한 각 대학의 참가팀에게 2박3일간의 숙식을 제공하고 현장에서 작품을 제작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참가한 한 학생은 화우들과 한 팀을 이루어 작업을 하다 보니 서로의 의견을 토론하기도 하고 타 학생들의 작업과정도 파악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면서 다음에도 이러한 행사가 있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볼 생각이라고 하였다.
3일간의 작업결과와 그 과정들을 통해본 서동공원 연꽃 그림축제는 일반적인 지역축제에 찾아가는 미술의 기능을 접목하여 새로운 명품으로 자리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필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러한 행사가 지속적으로 보완돼 개최된다면 지역에 중요한 자산으로 자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각 지자체나 관련 단체 등에서 지역축제의 특성에 맞는 미술축제가 활성화 된다면 지역의 문화나, 전통 그리고 자연 풍경들이 작품화 되어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미술교육의 새로운 체험학습장이 될 듯도 하다. 이제는 미술이 미술관이나 화랑에서 전시감상의 역할과 함께 찾아가서 함께 즐기고 체험하고, 감상하는 생활 속 미술로 자리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미술이 생활이 되고 각 지자체의 행사나, 기타 다른 다양한 체험활동에서 경험한 미술체험이 좀 더 내실 있게 활성화 된다면 더 관심 있는 많은 사람들이 주변의 미술관이나 화랑을 생활 속의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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